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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본문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정세랑 최초의 역사 소설이다. 그녀의 책을 적지 않게 읽어온 나로서는 처음엔, 앳된 처자가 어색한 콧수염을 붙이고 갓을 써 남장을 한 것처럼 어색했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 설자은도 남장 여자였네?
이 책의 장르는 미스터리, 추리다. 그러나 어떠한 장르도 두 손으로 버무리면 하이퍼 캐주얼로 변모시키는 무적의 정세랑이올시다. 청소년 도서로 분류해도 좋을 만큼 가볍고 시원하다. 내 기억에 그녀의 가장 긴 소설은 <보건교사 안은영>인데 순수하게 소설 내용으로만 따지면 260p 가량 될 것이다. 설자은은 무려 270p가 넘으니 그야말로 역사적이라 부를만하다. 하지만 정세랑 특유의 인내심 부족은 고작 270p도 안 되는 장편소설을 무려 4개의 에피소드로 쪼개놨다. 안은영도 그랬는데, 역시 정세랑은 긴 글을 쓰지 못하는 모양이다. 가히 소설계의 틱토커로 부를만하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삼국시대 직후인 통일 신라를 배경으로 한다. 왜 굳이 신라여야 했을까? 고민해 봤지만 딱히 구성적 이유는 없어 보인다. 작가의 말에는 이 시대는 역사와 이야기가 모호하고 본인이 예전부터 이 시대를 좋아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역시 그냥 좋아하는 걸 고른 거 같다. 우리와는 너무 멀어 각색과 윤색이 좀 더 자유로운 것도 있었을 거고. 그래서 이야기는 배경이 신라임에도 불구하고 그 향취가 잘 느껴지지는 않는다. 이 책에서 신라가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부분은 바로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라는 멋있는 제목과 연결될 때뿐이다.
설자은은 죽은 오라버니대신 남장을 하고 당나라 유학을 다녀온 신라인이다. 부모님은 일찍이 돌아가셨고 첫째와 둘째 오빠를 전쟁으로 잃어 집안은 사이코패스 셋째 아들이 이끌고 있다. 원래 유학을 다녀와 집안을 일으키라 계획했던 건 넷째 아들 자은이었으나, 이 미남이 출발을 눈앞에 두고 급환으로 유명을 달리하고 만다. 없는 살림에 유학비까지 치렀건만, 안 될 집안은 역시 안 되는 것이었던가? 첫째가 된 셋째는 급히 여동생 미은을 불러 말한다.
죽은 건 자은이 아니라 미은, 너야!
자, 이렇게 자은과 미은의 운명은 송두리째 뒤바뀐다. 죽은 미은이 산 자은이 되어 유학을 떠나고 다시 신라로 돌아와 금성에서 벌어지는 각종 사건들을 해결한다. 그 사건 중에는 시무시무한 살인도 있다!
1권이 나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2, 3권이 대기 중이라 한다. 정세랑은 확실히 한국 문학계에서 유례가 없는 작가다. 머리가 어지러울 땐 정세랑만 한 두통약이 없다. 무게로 따지자면 하루키의 에세이보다 한 5g 무거운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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