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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7/12 (5)
deadPXsociety
한국 문학계의 싸이코패스라 불리는 정유정 작가의 신작이다. 에서 무시무시한 살육극을 보여줬던 악녀의 귀환. 이번에도 그녀의 관심은 인간의 근원적 악과 그 악행이 연출하는 카니발이다. 전작 이 산꼭대기에서 시작해 줄곧 내리막길을 걷는 요상한 작품이었다면(흥미 곡선이 절정, 위기보다 발단이 높은 몇 안되는 책이다) 은 시종일관 늪지를 헤매는 책이다. 사람은 커녕 고기도 한 번 먹어본 적 없는 척, 점잖은 악어 한마리가 물 밑에서 잠행을 한다. 그러다가 사람이 나타나면 쓱, 물 위로. 어머, 넌 참 착한 악어구나. 반갑게 인사한다. 악어가 물끄러미 쳐다본다. 그리고는? 정유정이 이 시들한 이야기에 이라는 거창한 제목을 붙인 이유는 인간이라는 종의 본질이 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생각 때문인것 같다. 정유정은..
에 대한 해외 평 중에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얘기가 종종 나오는데, 한국 독자에 한해 그건 신랄한 풍자와 문체, 거침없는 욕설에 대한 대비가 아니라 전적으로 지루함에 대한 경고라고 봐야 한다. 왜? 우리는 결코 흑인이 당한 인종차별의 고통을 피부로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이 책은 흑인과 그들이 겪는 인종차별을 주제로 한다). 우리가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려면 북유럽에서 블루칼라 아시아인으로 살아가거나 조선 초기 명망 높은 양반 집의 노예가 되어 애기씨를 훔쳐봤다는 이유로 두 눈이 뽑혀 쫓겨나는 일을 삼대 쯤 겪어야 한다. 솔직히 우리의 모국에서 우리는 대개 인종차별의 가해자지(중국인 여행객, 조선족들에 대한 적대적 태도를 보자) 피해자가 아니다. 지금부터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흑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해..
현대 한국 소설의 아쉬운 점은 서사가 일상에 매몰됐다는 것이다. 그 바닥에서 이야기는 완전히 촌스러운 게 된 것 같다. 호환마마나 역병을 보듯 작가들은 이야기를 발로 쫓아낸 뒤 재미도 없고 착하지도 않은 계모를 안방에 들였다. 고통받는 건 계모 밑에서 자랄 독자니까 뭐. 정지돈을 처음 본 건 에서 였다. 그는 라는 단편 소설로 대상을 받았는데,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힘을 쭉 빼고 내뱉는 덤덤한 문장들은 진지함과 농담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고 대단한 지향과 목표가 없는 듯 부유하는 이야기 속에 본인이 추구하는 비전이 확실하게 들어있는 이중성은 하루 종일 잔소리를 하다 툭, 하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잔을 내놓는 츤데레 대리님같은 매력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사람의 장편을 꼭 한 번 읽고 싶었다...
*이 책의 논조를 제대로 알리고자 공격적인 말투와 비속어를 섞어 썼으니 너그럽게 이해 바랍니다. 제목만 보면 60년대 미국 히피 문화의 쩐내나는 씨앗이 폭력적인 21세기 자본주의의 잔해에서 자라난 개수작 잠언서처럼 느껴지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오랜만에 이 출판사에서 제대로 읽을 만한 걸 내놓은 셈인데 제목을 번역하는데서 여전히 지진아의 흔적이 남아있다. 신경끄기의 기술이라니. 왜? 흰색 커버에 정자로 박아넣고 푸른 하늘을 그려넣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만 남기는 힘이라는 부제를 달아줬지만 애초에 제목을 잘지었다면 그럴 필요도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의 매력. 저자가 글을 잘 쓴다. 이런 류의 책에서 보여지는 요상한 멘탈 관리도, 쓸데없는 가르침도, 무의미한 자기 다짐도 없다. 그저 잡담인듯 농담아닌 ..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이 말은 지난 오랜 시간 나를 괴롭혀왔던 위대한 중립주의자들에게 그들의 행동이 진정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설명할 실마리가 되었다. 중립주의자들은 차분하고 지적이며 여유롭다. 고귀한 그들은 타인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문명인의 불문율을 지키려 짐짓 나의 말을 들어주는척 하지만 사실은 벌겋게 달아오른 두 볼, 주먹을 꼭 쥔 두 손, 흥분으로 갈라진 목소리를 유치하고, 감정적이며, 불확실하고, 편향적이라 생각한다. 그들은 그 모든 걸 온화한 미소를 곁들인 냉담한 눈빛으로 말한다. 달리는 기차 위에 왜 중립은 없는지 생각해 보자. 여기 우측으로 질주하는 기차가 있다. 꼬리칸에 탄 사람들은 이를 좌측으로 달리게 하거나 적어도 멈춰 세워 어디로 가야할지 고민해보려한다. 그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