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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 없는 밤의 도시 본문
정해연 작가의 소설은 편차가 심해 솔직히 좀 화가 난다. 첫 문장은 괜찮았는데 갈수록 이야기의 비약이 도드라져 수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곤 한다. 문제가 되는 놈들이 갑자기 죽거나 죽이면 다 마무리되고 뭔가 아쉽다 생각하면 에필로그까지 등장하는데, 이러면 좀 당황스럽다. 에필로그가 꼭 필요했다면 이야기 안에 녹이면 됐을 텐데...
정해연 작가의 책은 세 번째고 세 번까지 이어질 수 있었던 건 <홍학의 자리>가 99.99999999%의 지분을 차지한다. 셋 중 가장 짜임새가 있다. 아니 가장이라는 말보다는 유일하다는 말이 더 맞다.

<불빛 없는 밤의 도시>는 단편선이다. 1.6만 자로 제단 한 단편들이 아니었다는 점은 좋았다. 근데 실린 작품이 4개에 머물다 보니 조마조마한 마음이랄까, 다음 것도 이러면 2개밖에 안 남는데... 원인이 다른 초조함은 과연 스릴러를 읽는 새로운 이유가 될 수 있을까?
인생이 다 그렇듯 작가에게도 모든 작품은 펜을 놓고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과정에 불과하다. 이번 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네, 다음엔 좀 더 잘해야지 라는 마음으로 다시 백지를 펼치는 태도를 존경한다. 지구에서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걸 제일 잘하는 것 같다. 꿋꿋이 이어지는 그의 작품 세계는 이야기 자체가 아니라 그 지속 때문에 존경받을만하다.
정해연 작가의 이번 책은 새로 쓴 게 아니라 과거에 내놓았던 것들을 다듬어 재출간한 것이다. 아마 여기저기 이렇게 낳아 놓은 것들이 엄청나게 많겠지? 그것들이 힘이 되어 때로는 <홍학의 자리>로 피어나는 거니까, 나는 실망하지 않고 계속 사서 읽어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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