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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PXsociety
세계는 정말로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이 현실적인 사람에게는 짜증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렇게 답답한 얘기를 할 시간에 조금이라도 생산적인 일을 하는 게 낫지 않을까? 데카르트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결국 고민을 하는 자기 자신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다는 결론에 다다랐다. Cogito Ergo Sum. 생각을 한다는 건 그 자체로 존재의 증거가 된다. '나'라는 존재는 그렇다 치자. 하지만 '세계'는 여전히 문제 아닌가? 그러니까 이게 나와 당신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관념이 아니라는 증거를 어디서 찾을 수 있냐는 말이다. 이 대목에서도 현실주의자의 충고는 여전히 강력하다. 그게 그렇게 의심되면 옥상에서 뛰어내려보는 게 어때? 존재와 존재의 충돌은 파괴를 낳는다. 세상이 없다면 충돌도 없을 것이고 나는 파..
타인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이 그들을 지옥으로 만든다. 스티븐은 40년 전 자신을 떠난 아버지를 이해하고 싶었다. 그의 삶에 드리운 그림자는 모두 아버지의 흔적이었다. 스티븐은 40년이나 지난 일에 여전히 뭔가를 느꼈다. 그는 이 감정에 어떤 이름표를 붙여야 할지 몰랐다. 이름표가 없는 감정은 줄곧 마음을 돌며 울렁인다. 이해의 틀에 포획해 산산이 분해하려면 감정에 이름이 있어야 한다. 분노, 불안, 원망, 서운, 슬픔 같은 것들. 스티븐은 자신의 삶이 망가지기 시작할 때쯤 여행을 시작한다. 이 모든 것의 원인이 끊임없이 마음을 울렁이던 그 감정에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는 40년 전 자신을 떠났던 아버지를 찾아 나선다. 촉망받던 교수였던 시절 아버지와 어울렸던 동료. 그리고 어쩌면 아버..
백인의 시체가 발견된다. 목에는 가시철조망이 감겨있다. 어떤 힘으로 당겼는지는 모르겠지만 목이 거의 잘릴 지경이다. 바지는 반쯤 내려가 무릎에 걸쳤고, 고환이 잘려있다. 백인의 두 고환은 낡은 옷을 걸친 흑인의 시체가 쥐고 있다. 보안관은 무릎을 꿇고 범죄 현장을 유심히 바라보지만 이 기이한 장면을 설명할 단서를 찾지 못한다. 시체는 집 안 화장실에서 발견됐다. 집에는 가족들이 있었다. 그들은 화장실로 들어가기는커녕 집 안에 들어오는 사람조차 보지 못했다. 그 말이 모두 맞다면 살인은 유령의 짓이 분명하다. 보안관을 더 당황하게 만든 건 죽은 것이 분명한 흑인의 시체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시체 안치소에는, 역시 사람이 있었다. 눈을 피해 들어올 수 있는 뒷문은 수년 동안 열린 적이 없었다. 시골뜨기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