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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PXsociety
탐 낌은 한국을 좋아한다. 박찬욱을 좋아하고 팬데믹 시기에는 을 읽으며 의 핵심 주제 중 일부를 채우기도 했다. 나는 이 얘기를 국뽕이 아니라, 탐 낌이라는 인간, 이 홍콩인이 가진 문화적 개방성을 논하고자 꺼냈다. 홍콩은 자유 국가'였다'. 중국과는 달랐다. 그래서 89년의 천안문 사태 이후 완전히 불구가 되어버린 중국인과 달리 폭거가 진행됐을 때 우산 혁명을 일으켰다. 그들은 분연히 일어섰고 평화로 맞섰다. 홍콩인에게 자유는 목숨과도 바꿀 가치가 있는 것이었다. 나는 좁은 땅덩이에서 이토록 강도 높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아가는 그들에게 강한 동질감을 느낀다. 이뿐인가? 집값은 하늘을 뚫고, 거리는 맛있는 걸로 가득하고, 여름은 습기로 넘치고, 사람들은 빠르고. 개방성이 강한 사람일수록 정체성을 단단하..
조선에 왜 당쟁이 있었는지 이해하려면 주자학을 알아야 한다. 주자는 중국 송나라 사람으로 지방 관리를 하며 약간의 성과를 냈던 것 같다. 한족 역사상 가장 허약했던 나라가 바로 송나라다. 황제가 금나라에 포로로 잡혀간 적도 있고 결국에는 무력에 굴복해 중국의 남과 북을 나눠 갖자는 오랑캐의 주장을 받아들여야 했다. 협상이 아니라, 중화 역사상 처음으로 오랑캐의 봉국이 된 것이다. 송은 금에게 매년 은과 비단, 수만의 공녀를 바쳐야 했다. 아, 중화인이란! 얼마나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인가. 주자는 이러한 정치 상황과 지방관리로서의 작은 성공 경험을 살려 성리학을 세운다. 이 학문의 핵심은 왕은 별 볼 일 없는 사람이니 중앙의 권력을 신하와 지방에 더 나눠줘야 한다는 것이다. 나라는 우매한 한 명의 왕이 아..
어둠의 여왕이 침묵을 끝냈다. 11개의 짧은 소설과 함께, 간지에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라고 적었다. 뻔뻔하다 말할 수는 있겠지만 맞는 말이다. 이 일을 관둘 게 아니라면 결국엔 다시 일어나 걸어야 한다. 편혜영은 표절이라는 멍에를 지고 평생을 걸을 것이다. 그 실수와 반성과 회복은 계속의 과정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끔찍과 섬뜩으로 줄을 세우면 편혜영을 따를 자가 없다. 문체도 문체거니와 이야기 자체가 싸하다. 밝은 세상만을 보고 사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문이다. 사람들은 '그로테스크'라 부르는데 나는 '리얼리즘'이라 말하고 싶다. 편혜영의 소설은 리얼하다. 그런 면에서는 의외로 김애란과 닮았다. 둘이 친하다는 소문이 과연 그럴법하다. 둘 다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뜨거운 덩어리가..
중국은 정치와 경제가 한 몸인 나라다. 이 거대하고 야만적인 독재 국가를 이해하려면 이 점을 반드시 숙지해야 한다. 하지만 좀 더 간단한 도식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딱 하나만 기억하면 된다. 공산당. 정치와 경제가 한 몸인 중국에서 정치는 공산당으로만 구성되므로 중국은 곧 공산당, 공산당은 중국 그 자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중국의 현대사를 밝히는 은 사실상 인민의 역사가 아닌 공산당의 역사를 기술한다. 마오쩌둥, 화궈펑, 덩샤오핑, 장쩌민, 후진타오, 시진핑. 한 세기에 이르는 공산당의 역사는 앞서 언급한 이 인물들의 개인사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집단 지도 체제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최고 권력자 1인과 그 측근들의 권력 독점이 공산당의 특징이기 때문이다. 이 지도자들은, 성향과 출신은 조금..
죽음으로 삶을 유추하는 건 멋진 일이다. 죽음이 안타깝긴 하지만, 억울한 일을 풀어주는 경우도 많으니 이렇게 저렇게 더하고 빼볼 여지가 있다. 법의학이 대중의 눈에 들어온 데는 단연코 드라마의 힘이 컸다. 그 대장은 뭐니 뭐니 해도 제리 뽈록 하이머의 다. CSI는 발음이 시원시원하고 입에 잘 붙어 대단한 의미를 갖고 있을 것 같지만 풀어보면 Crime Scene Investigation에 불과하다. 번역하면 범죄 현장 조사. 허무하리만치 군더더기가 없는 말이다. 당연하지만 드라마 와 실제 CSI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드라마에서 벌어지는 일이 현실 세계에서는 터무니없는 경우도 있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다. 그 반대? 예컨대 드라마에서는 절대 그리지 않을 황당한 사건이 현실 세계에서는 버젓이 벌어진다는 말..
선조는 놀라울 정도로 어리석은 왕이었다. '그' 이순신을 두 번이나 파직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선조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이순신의 모든 업적이 날조라고 가정해야 한다. 완전히 터무니없는 이야기는 아니다. 이건 이 책의 주제와도 관련이 있다. 은 유성룡의 을 순도 높은 거짓말이라고 주장한다. 서애 유성룡, 몰아치는 당쟁과 왜란의 와중에도 조정의 요직을 두루 겸직한 남자. 외교, 국방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어리석은 왕 선조 밑에서 고군분투한 신하. 이순신을 천거한 안목의 사나이. 그는 정말 거짓말로 무장한 간신이었을까? 당시 조선은 이른바 붕당 정치의 씨앗이 맹렬히 뿌리를 내리던 혼돈의 시대였다. 이기가 하나냐 둘이냐를 놓고 성리학이 갈렸고 이 중 어디를 지지하느냐에 따라 사림은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
마음의 이물감을 언어로 표현하는 데 가장 탁월한 작가. 나는 김애란을 그렇게 부르고 싶다. 는 7편의 소설을 담았다. 주제는 자산이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이다. 김애란을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두 단어의 조합이 얼마나 낯선지 느낄 것이다. 우주의 모든 상상력을 동원해도 김애란이 네이버 부동산을 뒤지고 호갱노노의 주민 댓글을 찾아보는 모습은 쉽게 그려지지 않는다. 그런 작가가 감히 부동산을 주제로 소설을 썼다. 결국은 관찰력이란 생각이 든다. 여기서 멈췄다면 이 작가는 사회학자가 됐을 것이다. 팔자가 사나운 김애란은 예민한 관찰력과 함께 쓰기의 저주를 받았고, 소설가라는 십자가를 지고 살아간다. 그녀의 부동산에 축복이 있기를. 자산의 차이가 계급의 차이로 변해가는 세상에 대해 얘기해 보자. 이는 ..
혼란스러웠던 위진을 거쳐 드디어 왕조라 부를 수 있는 시대, 그것이 바로 남조와 북조다. 남조와 북조는 말 그대로 남쪽의 조정과 북쪽의 조정이란 뜻이다. 그렇다면 남조는 무엇인가? 조조가 세운 위나라를 사마씨가 쿠데타로 멸망시키고 세운 나라가 진이다. 이 진은 봉건시대로 회귀해 중원을 여러 사마씨 왕족들에게 나눠줬다가 팔왕의 난을 맞아 완전히 무너진다. 그 잔당이 중원에서 쫓겨나 남동쪽 귀퉁이에 자리 잡은 것이 바로 동진, 이른바 남조다. 그렇다면 북조는 무엇인가? 허약한 남조가 지리적 이점을 살려 연명하는 동안 중원은 수차례 주인을 바꿨다. 그 주인공은 흉노, 갈인, 저인, 강족, 선비였다. 오랑캐 중의 오랑캐라 중화의 그 누구도 세세히 기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해 뿌리조차 모호한 야만인들. 그 야만인들..
파인만이 어쩌다 내 인생에 들어왔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양자역학을 탐험하는 과정에서 만났을 것이다. 이론을 전개하는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 때문에 빠져들었을 테고. 나는 늘 독특한 사람들에 끌려왔다. 아무리 위대해도 개성이 없으면 마음이 가지 않는다. 리처드 파인만은 별들의 전쟁이라 볼 수 있는 양자역학의 우주에서도 유난히 밝게 빛나는 별이었다. 과학이란 무엇인가? 의심과 불확실성이다. 완전무결한 궁극의 이론은 모든 과학자들의 꿈이지만 역사상 이것이 실현된 적은 아직껏 없었다. 뉴턴은 양자역학의 시작과 함께 고전으로 물러났고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도 블랙홀의 특이점에서는 소용이 없었다. 이것이 진정 최종인가? 이것이 특정 환경에서 여전히 의도한 대로 동작하는가? 과학의 역사란 의심이 역사로 불러도 손..
의 전반부는 서양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것인지 밝히는데 주력한다. 우선 서구 문명의 모태라고 일컬어지는 그리스-로마를 뜯어보자. 그리스-로마는 이를 지칭하는 단일한 단어가 없다는 것부터 이 두 문명이 얼마나 다른지를 반증한다. 그리스와 로마를 하나로 묶다니? 고대 로마인들은 어리둥절할 게 분명하다. 그리스어를 주로 사용했던 동로마조차 스스로를 로마이오이(로마인)이라 부르지 않았던가? 심지어 로마인은 스스로의 뿌리를 트로이라 여겼는데 그게 어떤 나라인가! 그리스 연합의 최대 라이벌이자 그 유명한 트로이 전쟁으로 완전히 망한 나라 아니던가! 그리스는 어떨까? 아테네인 이라면 자신이 스파르타, 마케도니아, 코린토스, 테베 등과 한데 묶여 있다는 사실만으로 큰 모욕을 느꼈을 것이다. 세상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