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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PXsociety

1년 전만 해도 5천만 원을 하던 비트코인이 어느새 1억 4천만 원을 넘었다. 웬만해선 놀라지 않는 성격인데, 적잖이 당황하게 된다. 이것이 무엇이길래, 도대체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 금본위제가 폐지된 이후 돈은 상호주관적실재가 됐다. 예전엔 중앙은행이 화폐를 발행하기 위해선 반드시 새로 발행할 화폐 가치만큼의 금을 보관하고 있어야 했다. 그래서 과거에는 은행에 돈을 들고 은행이 정확히 그만큼의 금을 내줄 수 있어야 했다. 돈은 유통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금 자신이 낳은 분신이었다. 각국의 중앙은행은 이것이 너무나 불편했다. 코로나 대재앙으로 시민 1명당 30만 원의 돈을 주고 싶은데 갑자기 그 정도의 금이 어디서 나오겠는가? 새로운 금맥이 발견될 리도 없고, 금광의 생산량을 갑자기 늘릴 수도 없다..

이 소설은 정말로 신비하다. 전개만 보면 진작에 책장을 건너뛰며 후루룩 넘겼을 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평범하고 지루한 이야기가, 짧지도 않다. 형사는 대단한 추리력도, 체력도 없다. 그는 아내에게 잔소리를 듣고, 전철로 출퇴근을 하며, 택시비를 걱정하는 소시민이다. 그가 이 사건의 해결에 기여한 점이라고는 그저 끝까지 견디며 자리를 지킨 것뿐이다. 저자는 두 사람이다.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 한 회사에서 서로 다른 잡지를 담당하던 두 사람은 만나자마자 전기가 통했고, 연인으로 발전했다. 셰빌에게는 아이가, 발뢰에게는 아내가 있었기에 두 사람은 발뢰의 이혼 후에야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결혼제도에 대한 불만으로 부부가 되진 않았지만 발뢰가 죽을 때까지 두 사람은 함께 '마르틴 베..

는 마이클 루이스의 씨앗이자 뿌리이다. 이 책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는데, 이 작가의 시작이라는 점에서도 그렇고, (아직 모든 작품을 읽어본 건 아니지만) 자기 자신이 주인공인 유일한 책이라는 점에서도 그렇다. 당연히 후기작들에 비해 부족한 점은 많다. 나는 영화 을 적어도 10번 이상 봤고 감독 베넷 밀러(베스트는 다)를 무지하게 좋아하지만 해티버그가 역전 홈런을 때리며 오클랜드를 20연승의 고지에 올려놓는 장면에선 두고두고 땅을 쳤던 사람이다. 원작 에서의 묘사가 훨씬 생생하고 극적이었기 때문이다. 마이클 루이스는 그런 남자다. 오로지 글만을 이용해 영화보다 생생하게 장면을 연출하는 사람. 그래도 풋풋한 맛이 있다. 왜 그런 기분 있지 않은가. 대가의 젊은 시절을 바라볼 때 나오는 흐뭇한 느낌 같은 것..

황무지로 둘러싸인 페더호튼은 과거에 박제된 야생의 마을이다. 주민들은 몽매하고 미신에 빠져있다. 그곳에 가톨릭 교회가 존재한다는 건 기적이었다. 교구 신부는 무신론자였다. 수녀원장은 폭군이었다. 어느 날 홀연히 페더호튼에 들이닥친 주교는 이 어리석은 마을을 개조하기 위해 변화를 요구한다. "현지어 미사에 대해서 들은 적이 있나? 생각해 본 적은 있고? 나는 그런 미사에 대해 생각 중이네." (p.20) 교구 신부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말했다. "우리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사람들이 이해하게 될 거라는 뜻입니까?""바로 그걸세.""라틴어 미사가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좋은 거라고 생각하신다면, 그건 이해가 됩니다. 하지만 저는 이곳 사람들이 영어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해서 고생 중입니다." (p.21) 이상..

마이클 루이스 정주행 중이다. 이번 주인공은 .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는 이제 너무 유명해졌으니 간단히 짚고만 넘어가자. 기존의 경제학은 판단 주체들이 지극히 합리적이라고 간주했다. 인간은 어리석지 않다는 것이다. 가장 논리적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주식 시장이 주기적으로 버블을 형성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터무니없는 가정인지를 의심해 볼 수 있지만, 주류 경제학자들의 눈에 그러한 현상은 실수, 혹은 완벽히 똑똑하지는 못한 소수의 '모지리'들이 끼어있기 때문에 발생한다고 생각한다. 주식 거래를 경제학 교수들에게만 허락한다면 시장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행동경제학은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실수를 저지른다고 말한다. 여기까지는 특별한 주장이 아니다. 행동경제학은 이 말에 '체계적'이라는 단어를 붙임으로써..

알랭 로브그리예는 이름이 참 멋지다. 로브그리예만으로도 충분한데 알랭까지 붙어 있으니 더 그렇다. 써놔도 예쁘고, 읽으면 더 예쁘다. 그런데 은 별로 아름답지 않은 소설이다. 읽기에 그렇다는 것이다. 이 사람의 소설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누보로망'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직역하면 '새로운 소설'이라는 뜻인데, 사실 내용이 워낙 전위적이라 비판을 위해 만들어진 멸칭이다. 미술사에 '인상파'가 탄생하게 된 계기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 인상파와 마찬가지로 누보로망도 멸칭으로 시작됐지만 그 세계에서는 확고한 영역을 구축했다. 심지어 누보로망은 프랑스 영화의 전성기라 부를 수 있는 누벨바그(새로운 물결)에도 영향을 끼쳤다. 1961년 베네치아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알랭 레네 감독의 는 알랭 로브그리예가 ..

재앙이 터진 뒤에야 주목받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운이 좋을 땐 수년간, 나쁘면 죽을 때까지 조롱을 받다 반짝하고 영웅이 된다. 마이클 루이스는 그런 사람들만 찾아다니는 저널리스트다. 내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반복해서 시청한 영화가 와 인데, 둘 다 마이클 루이스의 동명 서적이 원작이다. 가 어떤 내용일지는 이 얘기만으로도 어느 정도 짐작하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가 세계를 강타했다. 박쥐가 보유한 이 바이러스는 유비에게 목숨보다 중요했던 사통팔달의 형주, 오늘날의 우한에서 창궐해 세계로 뻗어나갔다. 경중은 있었지만 사실상 세계는 식물이 되었다. 물동은 멈췄고 사람은 갇혔다. 경제 위기는 수습이라도 할 수 있었지만 이 바이러스 때문에 영원히 뭔가를 '다시 할' 기회를 박탈당한 사람들도 있었다. 전 ..

이런 소설을 읽고 나면 무슨 얘기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줄거리를 말해야 할지 해석을 해야 할지, 후자는 능력이 없어 엄두가 안 나니 그야말로 난국이다. 이야기를 풀어나갈 단서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떠오르는 생각을 하나씩 던져놓고 이리저리 끼워 맞춰 나가 보자. 우선, 이 소설은 판타지다. 주인공은 여성이다. 신데렐라 스토리와 유리 천장을 깨부수는 여성 신화, 인종 차별의 벽을 넘는 억센 이야기가 잘 버무려져 있다. 클리셰와 혁신을 적절히 버무려 반죽을 만든 뒤 미스터리를 겹겹이 쌓아 올린 케이크이다. 신과 마법은 생크림. 로맨스는 가니시.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묘한 판타지 소설이다. 이야기의 근간은 힌두교의 삼주신이다. 우주를 창조한 브라만과 생명을 주관하는 비슈누, 죽음을 다스리는 시바..

AI가 이 지구를 구원할 수 있을까? 세계는 지금 AI에 대한 희망과 공포로 들끓고 있다. 낙관론자들은 AI가 인간을 노동에서 해방시켜 줄 거라고 믿고 비관론자는 총을 든 안드로이드가 인간을 살육하거나 자아를 얻은 초지능이 우리 종을 지배하는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그렇다고 넋 놓고 있을 수는 없다. 미래를 알든 모르든, 우리가 그 미래를 만드는 주체라는 사실만큼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낙관론부터 시작해 보자. 낙관론자들은 정보가 많으면 많을수록 이 세상이 더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짜 뉴스를 생산하는 AI봇들이 많아질수록 '옳은' 뉴스를 만들어내는 AI들도 많아질 것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인간의 오해와 편견은 모두 정보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옳은 정보를 얻고 ..

이와타 사토루, 미야모토 시게루, 레지널드 피서메이는 닌텐도 부활의 삼신기였다. 사토루는 개발자, 시게루는 기획자, 레지널드는 마케터다. 그야말로 완벽한 조합이랄 수밖에. 닌텐도는 일본 회사였지만 당연히 해외 매출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컸고, 이렇게 돈을 벌어와 닌텐도의 심장에 연료를 공급한 게 레지널드 피서메이였다. 그는 닌텐도 미국 법인의 대표였다. 미야모토 시게루는 게임 기획자라면 모를 수가 없는 인물이다. 마리오의 아버지라고 하면 설명 끝. 여기에 굳이 젤다까지 붙일 필요가 있을까? 이와타 사토루는 일본 닌텐도, 본사의 사장이었고 바로 이 책의 주인공이다. 이와타 사토루는 도쿄 공대를 졸업한 뒤 학창 시절 가끔 일을 도왔던 HAL연구소에 입사한다. 그냥 개발 너드였다. 뭔가 만들어 사람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