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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와 광기 본문
<소시지와 광기>는 육식이 범죄가 된 세상을 그린다. 물론 형사 처벌 대상은 아니다. 육식을 한다고 얘기했다간 사회적으로 매장이 될 수 있는 세상. 육식은 불문율이 되었고 어기는 사람은 윤리적, 도덕적인 비난을 감수해야만 한다.
저기, 아직도 고기 먹어요?(p. 25)
평소 하던 대로 잘 길러진 반추동물의 등살을 가볍게 구워 반짝이는 소금 몇 알을 곁들여달라고 했을 뿐인데, 마치 인육을 달라는 사람처럼 당신을 쳐다본다. 가장 비슷한 기분을 느끼려면 어떤 짓을 해야 할지 상상해 보자. 강남역 사거리를 알몸으로 걷기?
세상에는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늘 있기 마련이다. 지하철에 생긴 임산부석에 분노하고, 말 안 듣는 사람을 잡아 고문하지 못하는 걸 답답해하고, 친일파를 청산하자는 말에 눈을 뒤집는 사람들. 이 책의 주인공도 비슷했다. 주변의 시선을 고려해 억지로 육식을 끊기는 했지만 단백질 부족 때문이었을까? 점점 남성성을 잃어가던 어느 날 스스로 거세를 자행하기에 이른다. 고기를 안 먹는 게 이렇게 무서운 일이다.
응급실에서 의사의 세심한 진료를 받은 바로 그날, 그는 운명적인 만남을 갖는다. '육수맛내기69'를 만난 것이다. 주인공의 용기는 육수맛내기69라는 수상한 이름의 남자에게 개인적 연락을 할 만큼 충분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육식에 대한 갈망은 결국 그를 반추동물과 조류의 피비린내로 가득한 육류의 음침한 사망의 골짜기로 스스로를 이끌었다. 소시지가 광기로 변한 순간이었다.

<소시지와 광기>를 재미있는 책이라 부를 수 있을까? 소설은 주인공이 경찰에 체포되어 조서를 받는 형식으로 전개된다. 오로지 주인공의 독백으로만 진행되는 이야기. 농담은 원래 길게 할수록 지루한 법인데 이 소시지가 바로 그렇다. 모노드라마를 한 시간 넘게 듣고 있으면 정신과 의사도 질리기 마련이다. 고기를 먹지 못해 우는 소리, 광기가 일으킨 끔찍한 사건을 남 얘기하듯 지껄이는 고백. 이 인위적이며 부자연스러운 구성은 독해의 재미를 전달하는데 큰 힘이 되지 못한다.
저자 야콥 하인은 동독 시절의 라이프치히에서 태어나 보스턴과 스톡홀름에서 의학을 공부하고 아동 심리학자로 병원에서 근무한 사람이다. 원래 똑똑한 사람들이 자기 전공을 살려 쓰는 소설들이 대개 그렇다. 글은 잘 쓸지 몰라도, 이야기는 잘 짓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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