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 1 | 2 | 3 | 4 | 5 | 6 | |
| 7 | 8 | 9 | 10 | 11 | 12 | 13 |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 28 | 29 | 30 | 31 |
- 인스톨레이션
- 아트 토이
- 피규어
- 해외 가구
- 인테리어 사진
- 가구 디자인
- 애플
- 신자유주의
- 조명
- 일러스트레이션
- 일러스트레이터
- 조명디자인
- 북유럽 인테리어
- 조명기구
- 글쓰기
- 프로덕트디자인리서치
- 미술·디자인
- 피규어 디자이너
- 가구디자인
- 인테리어 소품
- 램프
- Product Design
- 인테리어 조명
- 조명 디자인
- 진중권
- 킥스타터
- 재미있는 광고
- 가구
- 주방용품
- 프로덕디자인
- Today
- Total
deadPXsociety
어른의 미래 본문

어둠의 여왕이 침묵을 끝냈다. 11개의 짧은 소설과 함께, 간지에는 '지나간 것은 지나간 대로'라고 적었다. 뻔뻔하다 말할 수는 있겠지만 맞는 말이다. 이 일을 관둘 게 아니라면 결국엔 다시 일어나 걸어야 한다. 편혜영은 표절이라는 멍에를 지고 평생을 걸을 것이다. 그 실수와 반성과 회복은 계속의 과정이 될 것이다.
국내에서 끔찍과 섬뜩으로 줄을 세우면 편혜영을 따를 자가 없다. 문체도 문체거니와 이야기 자체가 싸하다. 밝은 세상만을 보고 사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문이다. 사람들은 '그로테스크'라 부르는데 나는 '리얼리즘'이라 말하고 싶다. 편혜영의 소설은 리얼하다. 그런 면에서는 의외로 김애란과 닮았다. 둘이 친하다는 소문이 과연 그럴법하다. 둘 다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는 뜨거운 덩어리가 현실에 남기는 그림자를 가져다 이야기를 짓는데 발라드로 치면 김애란이 김동률이고 편혜영은 이소라다. 김애란의 소설을 읽으면 아프고 죽을 것 같아도 '다시 사랑한다' 말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편혜영은 평생 어둠에 처박혀 빠져나올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공포는 옷이고, 때로는 피부 같다.
그런 면에서 <어른의 미래>는 귀엽다. 스티븐 킹의 단편들, 혹은 <궁금한 이야기 Y>, 조금 더 표현하면 <실화탐사대>까지도 나아간다. 마음의 부담을 벗고 가볍게 써나간 것 같다. 그래서 읽기 즐거웠고, 또 반가웠다. 똑같이 인상을 쓰고 깊이 들어와 버리면 좀 뻔뻔해 보일 뻔했는데, 일종의 전환점 같기도 하고, 예열 같기도 하고, 준비 운동이랄까? 그녀가 그녀의 소설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알린 복귀 소식으로 상당히 깔끔하지 않나 싶다.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쓰우 씨는 다 죽어야 한다 (1) | 2025.11.30 |
|---|---|
| 이한우의 조선 당쟁사 (0) | 2025.11.23 |
| 마오 이후의 중국 (0) | 2025.11.09 |
| 죽은 자들은 말한다 (0) | 2025.11.02 |
| 유성룡 양산숙 (0) | 2025.10.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