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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25/05 (4)
deadPXsociety

로멜리는 교황이 될 생각이 전혀 없었다. 아니, 되고 싶어도 될 수가 없었다. 요직인 국무원장을 역임했으나 이제는 뒷방으로 밀려나 허울뿐인 추기경단 단장직을 맡은 게 전부였다. 국무원장에서 내려올 때 사직서를 제출했으나 교황은 거절했다. 아직 바티칸에는 관리자가 필요하다는 이유였다. 로멜리는 그 말이 달갑지 않았다. 대단한 평가를 바란 건 아니었다. 그래도 관리자라니. 고작 그 정도 크기였을 뿐인가. 하나님의 품 안에서 크고 작은 그릇은 없는 법이지만 그래도 사람이었다.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조차 십자가에 매달렸을 때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렇게 원망하지 않았던가. 주여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후보는 아데예미, 트람블레이, 테데스코, 그리고 벨리니였다. 몸놀림이 신중하고 저음의 목소리가 ..

이와이 슌지의 소설은 영화보다 못하다. 를 처음 봤을 때를 잊지 못한다. 의 '오겡끼 데스까?'가 너무도 오겡끼한 덕분에 이 영화 말고는 기억하는 게 거의 없어 이와이 슌지를 말랑말랑한 멜로 영화 전문 감독으로 아는 사람이 많은데, 원래 이 남자는 빛바랜 필름 사진이 전하는 따뜻함 속에 약간의 B급 감성, 그 부조화가 마음속에 씻어도 씻어도 지워지지 않는 잔상을 남기는 독보적 영화를 만드는 인간이다. 역시 모르는 사람이 많은데 이와이 슌지는 소설도 꽤 썼다. 대부분은 영화를 옮긴 것으로 기억한다. 이것도 참 특이하다. 보통은 그 반대로 하지 않나? 아무튼 도 도 소설로 있다. 는 그렇다 쳐도 '그' 소설을 그냥 넘어갈 수는 없지 않은가?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누워있던 나를 벌떡 일으켜, 다시는 잠들지 ..

웹소가 딱 이런 느낌일 것 같다. 단순하고 매끄럽다. 복잡하지 않고, 어쩌면 이야기가 예측되는 면이 재미의 요소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거 봐, 내가 이럴 줄 알았다니까!" 독자의 눈높이에서 한 치도 어긋남 없이 문장이 잇따른다. 읽는 게 부담인 세상에선 무게를 덜어야 한다. 가벼운 마음으로, 김언수 식으로 말하면 냉장고에서 방울토마토 하나를 들고 오듯 어깨에 힘을 빼고 잽, 잽, 경쾌하게 내질러야 한다. 은 판타지다. 주인공 송현우는 반정의 일등공신인 병조판서의 외아들인 데다 과거에 장원으로 급제한 수재다. 꽉 찬 스탯이라 먼치킨이 될 수도 있었겠지만 은 고전 소설의 전례를 따라 그를 나락으로 꽂아버린다. 그것도 심각한 밑바닥. 송현우는 결혼 첫날밤에 아내와 부모, 집안의 종들까지 무자..

폴란드는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다. 외세의 침략이 끊이지 않았다는 점이 그렇고 강대국들에 의해 국토가 분할됐다는 점도 그렇다. 이들의 역사를 읽고 있으면 폴란드인들이 겪었을 분노와 원통이 고스란히 밀려들어와 감정을 깊이 이입하게 된다. 우리는 그 마음을 너무 잘 알고 있다. 한때는 초강대국이었다는 점도 같을까? 싸움에 관한 한 우리 역사의 유일한 자랑거리인 고구려를 갖다 놓으면 얼추 짝이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폴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넓은 영토를 가졌던 국가다. 중동부 유럽의 드넓은 평원이 모두 그들의 것이었고 귀족들은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유럽의 강대국들이 눈을 부릅뜨고 쳐다볼 만큼 호화로웠다. 폴란드 귀족들은 서민을 위해 초호화 서비스를 제공했다. 말발굽에 금박을 입혀, 말이 걸을 때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