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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하루키 수필 (3)
deadPXsociety
아무 생각없이, 문자와 그 밑에 숨은 심오한 의미가 부담스럽게 느껴질 때면, 마치 흐르는 물을 즐기듯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를 손에 든다. 이 남자의 수필은 독자의 뇌리에 깊은 인상을 남기려는 어떠한 야망도 갖고 있지 않다. 한 봄, 벚꽃이 휘날리는 벤치에 앉아 따뜻한 햇살을 느낀다. 솔솔 잠이 오는 과정에 귓 속에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 소리, 길을 지나는 오토바이, 조곤조곤 벽을 때리는 강물, 마치 유체이탈을 한 듯 멀리 또 가깝게 들리는 이 소리들이 하루키의 수필이다. 기억은 하나도 남지 않지만 꿀잠을 자고 깼을 때 몰려오는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책을 덮고 힘껏 기지개를 켜면 온 몸에 힘이 넘친다. 어쩐지 오늘 저녁은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다. 한때 하루키 에세이의 강력한 악플러였던..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하루키 에세이의 가벼움은 그것이 수필이라는 장르의 본래적 특성임을 감안하더라도 "이건 좀 너무하잖아"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들이 많다. 이건 하루키가 미워서 하는 말이 아니다. 본인도 자신의 에세이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자기도 인정하는 얘기란 말씀. 알면서도 그런 짓을 하는 거 보면 당연히 고의적이라고 봐야 하고 그 뻔뻔한 행동을 수 십 권에 걸쳐(어디 한 두 권으로 끝내야 말이지) 하니 이는 작가 특유의 곤조랄까, 아무튼 나의 에세이는 이런 거고 이렇게 밖에는 쓸 수 없으니 사고 안 사고, 읽고 안 읽고는 순전히 독자 여러분에게 달린 일이다 고 말하는 것 같다. 틀린 말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이 에세이는 무언가 다르다. 기존의 것과는 다르게 자기 자신을 더 밀도 있게 ..
하루키의 수필은 진짜 수필이다. 그야마로 신변잡기, 목적불명, 무게제로. 머리가 복잡해 생각없이 읽으려 산 책임에도 순식간에 후루룩 지나가버려 멍. 하루키 본인도 어깨에 힘을 쭉 빼고 썼다고 한다. 그런데 이거 너무 뺐잖아... 이라는 패션 잡지에 '무라카미 라디오'라는 이름으로 연재한 1년 치 글을 모은 책이 바로 이 다. 패션 잡지였으니 진지한 글은 어울리지 않았을 것. 하고 싶어도 편집자가 절레절레 손을 흔들었겠지. 그래도 너무 심하잖아. 내가 소설가의 에세이를 읽는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아직 소설이 되기 전의, 파릇파릇 돋아난 소재의 새싹을 목격하는 것. 그러니까 소설이라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어떤 재료를 어떻게 키워내는지 확인하고 싶은 마음. 두 번째로 글의 맛을 느끼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