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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전진과 전진 본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_전진과 전진

WiredHusky 2019. 1. 6. 09:54





올해 100세가 된 노인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시끌벅적한 모험에 다수 빠져들었고, 그야말로 역사의 주먹질을 온 몸에 두드려 맞았다고 해도 좋을 정도의 고난을 겪었습니다. 물론 대부분의 사건들은 그 엄청난 위력에도 불구하고 이 노인을 치명적인 상태로까지 빠뜨리진 않았습니다. 대단히 운이 좋았던 걸까요? 위기의 순간마다 노인은 재치와 위트, 삶에 대한 끝없는 낙관으로 고난을 돌파해갔습니다. 그렇게 평생을 살고보니 노인은 이제 시간조차 파괴할 수 없는 단단한 다이아몬드가 되어 세상에 뿌리를 내리게 됐습니다.


그렇게 100세가 되던 해, 노인은 다시 한번 모험의 문턱에 섰습니다. 바로 등 뒤에선 지역신문까지 대동한 양로원 식구들이 그의 100세 생일 파티를 준비하고 있었죠. 고민의 시간은 길지 않았습니다. 노인은 자신을 보러온 모두를 깜짝 놀래켜주리라 마음먹었고 그 순간 양로원의 창문을 넘어 다시 모험의 땅 위에 두 발을 내려놓습니다. 이렇게 100세 노인 알란 칼손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작가 요나스 요나손은 알란 칼손을 대단히 멍청하지만 동시에 대단히 현명한 사람으로 만들었고, 사람들은 노인의 바보같은 행동 속에 숨은 삶의 해답을 어렴풋이 이해하게 됩니다. 잘 움직이지도 않는 무릎을 달고도 그 대단한 모험의 소용돌이에 빠져드는 노인의 모습에서 독자는 삶의 해답이 고민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노인은 자기 일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그래서 내가 무엇을 준비해야할지 고민하는 대신 그냥 두 다리를 한발씩 삶 속으로 전진 시킵니다. 오직 전진과 전진. 그는 인생과 끝없는 핑퐁을 벌일 뿐입니다. 물론 강력한 드라이브를 맞아 공을 놓칠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 순간이 우리와 알란 칼손의 인생을 가르는 중요한 지점이 됩니다. 우리가 놓친 공을 생각하며 빼앗긴 1점에 괴로워하는 동안 알란 칼손은 떨어진 공을 주워 들고 자신의 서브를 날립니다. 이 게임은 누가 먼저 100점을 내느냐 하는 게 아닙니다. 삶은 단 한번도 그런식으로 게임을 만든적이 없지만 날아오는 공을 바라본 순간 우리는 그걸 반드시 이겨야 할 대결로 여기고 그 공을 놓쳤을 때, 혹은 그 공에 맞아 시퍼런 멍이 들었을 때, 우리는 우리의 인생이 한층 더 패배에 가까워졌다는 착각에 빠집니다.


이것은 끊임없이 공을 물어오는 개의 놀이와 비슷합니다. 그 게임을 하는 동안 공도, 개도 서로를 이기려 들지 않습니다. 공을 놓친 개는 바닥에 떨어진 공을 찾아 온 공원을 달립니다. 때로는 공이 하수구에 빠지거나 터져버리기도 하죠. 그럴때 개는 시무룩해하지 않습니다. 그저 다시 달려와 새로운 공을 던져달라고 짖습니다. 멍멍!


사람들 눈에는 그게 정말 바보같아 보이지만 뭐 어쩌란 말입니까? 나는 즐거워 죽겠어. 오히려 이 상황을 즐기지 못하는 당신들이야 말로 진짜 바보지. 아마도 우리의 댕댕이는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그러니 여러분, 지금 당장 창문을 열고 세상 속으로 뛰어듭시다. 미래를 얻기 위해선 시간의 톱니바퀴를 돌려야 하고, 그걸 할 수 있는 건 오직 행동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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