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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_왜?

WiredHusky 2016. 2. 21. 09:42






포스트 맨이 왜 벨을 두 번 울리는지 알기 위해선 1927년 3월 19일의 뉴욕 롱아일랜드로 가야 한다. 그곳에 잡지 편집자 앨버스 스나이더와 일명 호랑이 여자 루스 스나이더가 있었다. 둘은 부부였다. 대개의 부부는 남자 혹은 여자가 바람을 피우거나 아니면 둘 다 바람을 피웠는데 스나이더 부부의 경우는 아내가 바람을 핀 케이스였다. 그녀의 정부는 코르셋 외판원 저드 그레이. 법정의 증언에 따르면 호랑이 여자는 그레이에게 남편이 성관계 후 자신을 때린다고 말했고 그런 말을 할 때마다 그레이가 "그 짐슴을 죽이고 싶어."라고 대답했으며 호랑이 여자는 "정말 진심이야?"라고 물었다고 한다. 진심이고 말고. 그레이는 둔기를 휘둘러 잡지 편집자를 쓰러뜨린 뒤 철사로 목을 졸라 죽였다. 핏줄이 터져 시뻘게진 눈 그것도 튀어나올 정도로 커진 두 눈을 정면으로 봤어야 했을 테지만 그레이는 망설이지 않았다. 사랑의 힘은 이토록 위대하다.


호랑이 여자는 남편 몰래 5만 달러짜리 상해 보험을 들었다. 남편의 사망 시 두 배로 보상 받는 '배액 보상' 조항이 포함된 것이었다. 그녀는 우편배달부에게 이 보험 증서를 자신에게 직접 배달하라고 지시했으며 초인종을 두 번 울리는 것이 신호였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 이후 이 말은 성적 불성실을 뜻하는 관용어가 된다.


<포스트맨은 벨을 두 번 울린다>에 대해선 마땅히 할 얘기가 없다. 떠돌이 체임버스가 우연히 그리스인 파파다키스의 식당에서(주유소 및 정비소 겸업) 일을 하게 되는데 언제나 그렇듯 둘 사이에 여자가 등장한다. 그녀는 파파다키스의 아내였고 젊은 시절 헐리웃에서 굴러 먹은 적도 있던 꽤 근사한 여자였다. 그녀는 자신의 인생이 왜 이 개기름 번지르르한 그리스인과 엮이게 됐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여자였고 체임버스는 이 여자의 인생을 녹슨 철로에서 걷어차 거칠지만 짜릿한 황야로 굴러가게 할 남자였다. 두 사람은 서로의 얼굴을 보는 순간 그 사실을 깨닫는다. 두 사람이 알몸으로 침대 위에 오른 건 소설이 시작한지 채 10페이지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어쨌든 두 사람은 사랑했다. 하지만 그 사랑을 파파다키스와 공유해야 했고 보통의 인간은 사랑을 나눠 쓰는데 인색한 법이었다. 파파다키스는 자기가 누구와 사랑을 공유하는지 몰랐기 때문에 증오는 체임버스의 마음 속에서만 커갔다. 그는 그녀와 함께 남자를 죽이기로 결심한다. 두 사람은 생각을 행동에 옮긴다. 그리고 실패한다.


사랑이 얼마나 위대하냐면, 사람이 다른 사람을 죽이게 할 뿐만 아니라 실패로 끝난 그 살인을 다시 한 번 시도하게 만들 정도다. 두 번째 살인은 멋지게 성공한다. 그러니 알아두시길, 사랑의 힘으론 못할 게 아무 것도 없다는 사실을! 두 사람의 행복이 오래 오래 영원히 갔으면 좋았으리마는 팔리는 이야기의 고질적인 습성으론 도저히 참아 넘길만한 엔딩이 아니었다는 사실도 이해해 주시길파파다키스에겐 두 사람도 모르는 보험이 들어 있었다. 보험 회사의 조사원과 검찰이 사건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두 남녀는 정말로 서로를 사랑했을까? 어쩌면 사랑은 진정한 사랑과 단순한 욕망으로 구분되는지도 모른다. 그 둘은 양 손바닥 만큼이나 닮아 있어 거의 구별이 되지 않는다. 확인하는 법은 끝까지 달려가 보는 거다. 진정한 사랑은 길이 험할 수록 단단해지지만 욕망은 엉성한 매듭으로 묶은 풍선처럼 서서히 바람이 빠져나가 쭈글쭈글 쪼그라든다. 체임버스와 그녀의 사랑은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다면 이 책을 펼쳐 끝까지 읽어라. 마지막 장에 이르러 당신은 당신의 마음 속 초인종을 두 번 울리는 포스트맨을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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