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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9/02 (4)
deadPXsociety
나는 꿈을 이룬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차이가 딱 하나라고 생각한다. 습관을 가졌느냐, 가지지 못했느냐. 나는 근 20년 동안 여러가지 독특한 습관들을 꾸준히 유지해왔는데 그럴때마다 사람들은 내게 물었다. 도대체 어떻게 그럴 수 있나요? 질리지도 않아요? 사람들은 습관을 유지하는 일이 대단히 많은 에너지와 어마어마한 의지가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습관은 무의식 중에 발현되는 행위라 그걸 행하는 사람에게는 아무런 저항도 느껴지지 않는다. 마치 리모콘을 누르면 TV가 켜지듯이, 몸 어딘가에서 탁, 하고 불이 들어오는 것이다. 따라서 뭔가를 습관으로 만들면 아무런 힘도 들이지 않고도 그 일을 수십년 씩 해나갈 수 있다. 글을 쓰고 싶으면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살을 빼고 싶으면 운동하는 습관을 들..
세상에 정체불명의 배터리가 등장하면서 소설은 시작한다. 배터리. 보통 사람들로부터 그들이 가진 초능력을 끌어내는 촉매인간. 배터리의 등장과 함께 인류는 모두 초능력자가 됐다. 독심술, 마인드 콘트롤, 염동력 등등 발현되는 능력에 맞춰 사람들은 자신의 역할을 찾아나간다. 영화 평론가이기도한 듀나가 SF 소설을 쓴다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런 류일줄은 몰랐다. 다소 멜랑콜리한, 로우 텐션의 이야기들이 주류일거라 생각했는데, 는 나의 편견을 우주 밖으로 쏟아올렸다. 우선 이야기 자체가 대단히 흥미진진하다. 타이트한 구성은 그렇게 길지 않은 장편 소설을 단단하게 응축시킨다. 책장을 덮고나면 대단히 훌륭한 일품 점심 요리를 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갑자기 등장한 배터리, 그리고 보통 사람에서 개성을 가진 초능력..
레베카 솔닛의 책들은 하나의 철학을 체계적으로 정리, 설명한다기보다는 그녀가 세상을 대하는 태도와 사유를 엿볼 수 있는 에세이들로 구성된다. 따라서 특정 키워드, 예컨대 페미니즘 같은 키워드를 통해 솔닛을 접한 사람들은 다소 실망할 수도 있다. 그녀가 비록 '맨스플레인(men + explain)'이라는 단어의 탄생에 지대한 공헌을 한 작가이긴 하지만 페미니즘이 무엇인지, 페미니스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들을 공격하는 자들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가르쳐주지는 않는다. 독자는 고명하신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로 그녀의 책을 만나는 게 아니라 메가폰을 들고 거리로 뛰쳐나가 열변을 토하는 행동가와 보도에 서서 그녀를 쳐다보는 구경꾼의 관계로 만난다. 그녀의 목적은 물론 당신을 그 보도에서 걸어나와 길 한복..
박준은 시간으로 시를 쓰고 살핌으로 사랑을 하는 시인이다. 책날개에 쓰인 말, "돌보는 사람은 언제나 조금 미리 사는 사람이다"라는 말은 그의 사랑과 시에 섞일 정서를 함축적으로 보여준다. 박준은 늘 한발짝 뒤에 떨어져 걷거나 미리 나와 기다리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이가 행여나 잠에서 깰까 조용 조용 책장을 넘기다 깼다는 기침을 느끼는 순간 조용히 책장을 덮고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이다. 나는 박준의 시에서 항상 아련하고 왠지 뜻 모를 아픔을 느끼는데 아마도 그것은 그의 시가 늘 과거의 이야기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시인이 더 이상 그 사랑을 안고 있지 않다는 것을 암시한다. 그러면서도 박준은 펑펑 울거나 주고 받은 크기의 부당함에 억울해하거나 가버린 것에 집착하는 법이 없다. 그는 사라진 것을 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