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조명 디자인
- 미술·디자인
- 램프
- 북유럽 인테리어
- 조명디자인
- 가구 디자인
- 일러스트레이션
- 진중권
- 아트 토이
- 주방용품
- 해외 가구
- 피규어 디자이너
- 글쓰기
- 프로덕트디자인리서치
- 조명
- 조명기구
- 애플
- 일러스트레이터
- 인테리어 소품
- 재미있는 광고
- Product Design
- 신자유주의
- 피규어
- 가구디자인
- 프로덕디자인
- 가구
- 인테리어 사진
- 킥스타터
- 인스톨레이션
- 인테리어 조명
- Today
- Total
목록김훈 (4)
deadPXsociety
칼의 노래저자김훈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12-01-0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4백 년 전의 이순신을 다시 만나다!2001년 동인문학상을 수상...글쓴이 평점 살면서 다시 읽고 싶어 견딜 수 없는 책을 만난다는 건 정말 행운이다. 벼르고 벼르다 십년만에, '칼의 노래'를 다시 집어 들었다. 베어지지 않는 적들 임진년, 왜란을 맞은 후에도 조선의 당쟁은 멈추지 않았다. 육군은 파죽지세로 깨져나갔고 경상도의 수군은 유명무실했다. 임금은 서울을 버리고 평양을 버리고 의주로 향했다. 조선의 모든 땅이 으깨지고 백성이 부서질 때 단 한차례의 패배도 허용하지 않으며 나라를 홀로 지킨 장수는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이었다. 왜군은 감히 이순신의 앞바다를 경유해 서해로 나아가지 못했고 나아가지 못한 적은 고립되어 썩어갔다..
김훈의 글은 종이 위에 연필로 씌여진다. 김훈은 종이위에 연필로 써야만 한줄 한줄 온 몸으로 글을 밀고 나가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글쓰기를 강도 높은 육체 노동으로 비유하는데, 김훈의 문장을 보고 있으면 매초 매시 거대한 삶을 밀고 가는 순교자의 모습이 떠오른다. 이 순교자의 모습에서 보는 이를 초죽음으로 만드는 피로가 쏟아져 나온다. 김훈의 문장은 사람을 녹초로 만든다. 이 글은 김훈이 자전거 여행을 하고 놀고 누군가의 글 위에 평을 하고 또 누군가와 인터뷰한 내용들이 담겨 있다. 모두 김훈의 에세이에서 익숙한 풍경들이다. 또 다른 산문집 '자전거 여행'과 '바다의 기별'을 짬뽕해 놓은 듯 하다. 삶의 스펙트럼이 그렇게 넓은 사람 같지는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이미 나와있는 에세이가 너..
에세이는 좀 편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에세이를 읽고 나니 김훈의 문장, 그 어렵고 낯설은 말들의 기원을 어렴풋이 깨달을 뿐 파도처럼 덮쳐오는 말들의 무게에 나는 기어이 탈진하고야 말았다. 에세이가 이렇게 어려워도 되는건가? 그의 말을 빌리면, 문장의 탄생은 처절한 육체 노동의 결과다. 그의 단어는 짓이기고 으깨진 삶이 찔끔 뱉어내는 진주같은 것이고 망가지고 부서진 폐허 속에서 품어낸 꽃과 같은 것이다. 이렇게 고통 속에서 뽑아낸 삶의 기록이기에, 읽는 이에게는 쓴자의 아픔이 절절이 전해져 온다. 그러므로 김훈의 문장을 읽고 탈진해버렸다는 고백은 그의 글을 제대로 읽었다는 반증이 된다. 나는 그의 글을 읽을 때 마다 한가지 걱정거리가 있었다. 남한 산성과 칼의 노래를 읽으면서, 거기서 느껴지는 묵직한 대사..
인조 14년, 후금의 태종이 황제를 칭하고 국호를 청으로 바꿨다. 조선에 군신지국의 예를 요구했다. 대의의 나라 조선, 기개가 높았으나 말이 더 높아 창검이 아닌 혀로 싸우는 나라. 조선의 임금이 8도에 임전태세를 명해 결전을 다짐하자 후금의 태종은 몸소 20만 대군을 이끌고 조선으로 향한다. 북방의 칼바람에 단련된 철병에겐 조선의 겨울이 낯을 간지르는 미풍에 불과했었나 보다. 압록강을 넘은지 12일째, 서울이 점령 당했다. 임금은 강화도로 피난하려 했으나 그 길 또한 막혀 있었다. 사대부와 약간의 관군, 도처에서 모여든 향병을 이끌고 인조는 남한산성에 둥지를 튼다. 개전 14일째, '임금은 남한산성에 있었다.' 예조판서 김상헌은 화친을 거부했다. 임금의 성은은 높았고 야만국의 황제는 비천했다. 각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