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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무라카미 티셔츠 (1)
deadPXsociety

하루키의 에세이를 들고 걷는 출근길은 늘 가볍다. 이번에는 무라카미씨가 평생 모아 온 티셔츠에 대한 이야기인데, 그동안 이 작가가 출간해온 수많은 시시껄렁한 에세이 중에서는 그래도 괜찮은 축에 속한다. 고작 티셔츠가? 나도 참 의외다. 지금도 웬만해서는 물건을 잘 버리지 않는 성격인데 어릴 적엔 수집욕도 꽤 있었다. 자랑할만한 건 우표 정도. 수집을 멈춘 건 오래지만 400년 뒤의 내 후손이 큰 몫을 잡아 각박한 인생을 극복할 기회로 쓰라고 잘 모셔뒀다. 가치가 떨어질까 봐 거의 열어보지도 않는다. 이거 말고는 책 정도가 있는데 고르고 골라 천 권 정도가 남아있다. 치매로 머리가 어떻게 되지 않는 이상 이것만큼은 도저히 버릴 수가 없다. 책이 없어지면 팔다리가 뜯기는 기분이다. 햇빛을 받아 누렇게 변색된..
책
2021. 6. 6. 0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