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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선 (3)
deadPXsociety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읽지 않는 사람이었다. 세계가 하루키로 들썩일 때도 마찬가지였다. 뒤늦게서야 몇 권을 읽어봤지만, 역시 읽지 않은 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유명한 건데?라는 의문은 오래 품지 않았다. 그런 의문을 깊게 추구할 만큼 가치 있는 작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이후 나는 찔끔찔끔 하루키의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이 정도면 꽤 괜찮군 싶은 장편 몇 권에서, 도무지 무슨 소린지 모르겠는 작품들, 그리고 기가 막힐 정도로 맛이 없는 수필집까지. 어느새 내 서가는 단일 작가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에게 가장 많은 자리를 내어주고 있었다. 이제 나는 고백할 수밖에 없다. 나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꽤나 좋아한다. 특히 반듯한 현실 세계를 걷던 주인공이 스르륵 이세..
이 단편집에는 아주 중요한 소설 두 개가 담겨 있다. 하나는 의 프리퀄이라 볼 수 있는 다. 그리고 또 하나는 영화 의 원작 이다. 두 작품 모두 하루키의 전매특허인 부유하는 인간들의 피상적 관계 맺기가 그려진다.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뿌연 안개 속에서 길을 잃는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부분을 하루키 특유의 허세라거나 같잖은 센티멘탈로 치부하는데 나도 이런 생각에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역시 같은 책에 수록된 의 일부를 인용하면, 하루키는 구체적인 사물이 아니라 정경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것 같다. 너무 사실적인 정물은 사람들로 하여금 고정불변의 판단을 강요한다. 예컨대 우리 눈 앞에 코카콜라 병이 나타난 순간 우리는 그것을 코카콜라 병 이외의 것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세상이 하나로 뭉쳐..
이야기 한 장에 그림 한 장. 카트 멘시크의 일러스트레이션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고는 하나 63페이지 밖에 되지 않는 책이다. 그림 빼고, 줄간, 여백을 고려했을 땐 1만 6천자가 겨우될까 싶은 단편 하나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나왔다. 이거 상술이 너무한데, 싶은 생각이 드는 것도 실례는 아니다. 그러니 하루키의 단편에 어지간히 굶주려 있는 게 아니라면 이 책을 손에 들기 전 한번쯤 생각해보기 바란다. 책값도 1만 3천원이나 된다고. 카트 멘시크와의 콜라보가 처음은 아니다. 이라는 책이 처음이었는데 그 쪽은 분량도 단편 이상은 됐고 이야기의 밀도가 상당히 짙었다. 한동안 글을 쓰지 못했다는(글이 나오지 않았던) 하루키의 불안이 잠, 꿈, 불면을 매개로 현실과 환상을 모호하게 뒤섞어 놓은 이야기. 마치 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