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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WiredHusky 2012. 4. 29. 16:59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가져다 준 것. 아이폰, 맥북, 앱스토어, 꿈, 열정, 비전 그리고 남의 말을 듣지 않는 관리자. 스티브 잡스와 애플의 성공 이후로 독단과 고집이 성공의 필수 조건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특히 우리네 사장님들.

이 책이 우리 나라에서 무수히 많이 팔렸다는 걸 알고 있지만 과연 몇 명이나 완독했을지 의심스럽다. 스티브 잡스의 자서전은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과는 달리 약간 지루하다. 호흡이 길다. 쪽수가 많다. 하지만 잡스가 유일하게 인정한 자서전이듯이 그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그를 제대로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확실한 대안이다.



알게 된 것

나는 스티브 잡스가 왜 그렇게 통제에 집착했는지 알 것 같다. 기본적으로 대중은 무지하고 천박하다. 그들은 자신이 정말로 원하는게 뭔지 모른다. 그들에게 무엇을 원하냐고 물어보면 이것 저것 맹렬히 얘기한다. 그리고 정확히 그렇게 만들었을 때 괴물이 탄생한다. 대중들은 그 괴물을 보고 이것은 내가 원하던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여기서 우리는 대중의 가능성을 본다. 그들에겐 '정말로 원하는 것'을 지각하는 능력 자체가 없는게 아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후적이다. 무엇을 보기 전까지 그들은 그게 뭔지 모른다. 자유를 줬을 때 그들은 괴물을 만든다. 하지만 완벽한 경험은 완벽한 통제에서 나온다. 완전함 속에 자유는 없다. 


반박하고 싶은 것

이 책의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가 PC 운영 체제의 최종 승자가 된 것을 두고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에 일종의 심미적 결함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 보기엔 그렇지 않다. 세상은 제대로 돌아간다. 사람들에겐 추한것과 아름다운 것을 봤을 때 그것을 정확히 구분할 줄 아는 본능적 감각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폰이 세상에 나왔을때 천지가 개벽한거다. 세상은 통째로 뒤집혔고 지금 우리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두려운 것

나는 안드로이드가 세상을 지배할까봐 두렵다. 세상이 또 다시 추와 미숙함으로 뒤범벅된 몰취향의 지옥으로 빠져들까봐. 어쩌면 세상이 돌아가는 방식엔 정말로 미학적 결함이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럴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린 얼마나 오랜 시간을 또 기다려야 하는 걸까. 

잡스는 죽었다. 그의 시체 주변에 지금 굶주린 까마귀 떼가 한 가득이다. 한 거대 전자 회사의 회장은 돈을 벌기 위해 휴대폰을 만든다. 위대한 영혼은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하기 위해 아이폰을 만들었다. 우리는 그가 만든 제품 덕분에 비로소 미에 대한 올바른 취향을 되찾을 수 있었다. 감사한 일이다.


반성하는 것

스티브 잡스는 독단적이었다. 그렇다면 독단적인 것은 스티브 잡스인가? 나를 돌아보자. 나는 사용자와의 대화 없이도 정말 훌륭한 제품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독단적이다. 나는 통제를 좋아한다. 나는 훌륭한 제품이 뭔지 알고 있다. 만약에 실패하면? 그땐 '세상을 너무나 앞서 갔기 때문'이라고 적당히 둘러대면 그만이다. 세상은 나를 알아 볼 능력이 없다. 

스티브 잡스는 독단적이었다. 나는 독단적이다. 그렇다면 나는 스티브 잡스인가? 아마도 아닐 것이다. 나는 나 자신을 더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 타인은 나를 비추는 거울이다. 나는 그들과 대화해야 한다. 나는 스티브 잡스가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컴퓨터 회사의 CEO가 되기 전까지 스티브 잡스는 루저였다. 그는 직업이 없었다. 대학을 중퇴했다. 아는게 없었다. 그는 차고를 빌려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었지만, 그가 짜 넣은 코드나 설계한 회로는 하나도 없었다.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 뚜렷히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것도 아니다. 그는 단지 고집을 부렸고 억만장자가 됐으며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추방당하고 돌아와 완전히 새롭게 세계를 재창조 했다.

그의 능력이 그저 타고난 것이라면,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내가 따라할 수 있는 유일한 행위는 '도전'이다. 덧붙여 '꿈'을 꾸는 것이다. 

꿈꾸고 도전하라. 내가 나에게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격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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