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신자유주의
- 재미있는 광고
- 주방용품
- 북유럽 인테리어
- 조명기구
- 애플
- 피규어 디자이너
- 조명 디자인
- 킥스타터
- 해외 가구
- 프로덕디자인
- 일러스트레이션
- Product Design
- 가구
- 글쓰기
- 인스톨레이션
- 가구디자인
- 인테리어 소품
- 미술·디자인
- 아트 토이
- 가구 디자인
- 인테리어 사진
- 조명
- 피규어
- 램프
- 프로덕트디자인리서치
- 조명디자인
- 인테리어 조명
- 진중권
- 일러스트레이터
- Today
- Total
목록부조리 (5)
deadPXsociety
오늘부터 글을 좀 쉽게 쓰려고 합니다. 조곤조곤, 쉬엄쉬엄 옛날 얘기 하듯, 물 흐르듯 그렇게. 첫 번째 작품은 조지프 헬러의 '캐치-22'입니다. '캐치-22'를 알게 된 건 다른 사람의 소설에서였어요. 커트 보네거트였던가 다른 사람이었던가. 정확한건 기억나지 않지만, 아마 2차 세계 대전을 경험한 소설가들이었을 거에요. 그들은 자신의 작품 속에서 '캐치-22'를 최고의 소설로 꼽았습니다. 이렇게 연을 맺게 된 책들은 실패할 확률이 적지요. '캐치-22'는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미 공군 폭격수들의 소동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요사리안! 요사리안은 벌써 50회 이상을 출격했지만 승진에 대한 욕심으로 50회, 55회, 60, 70, 80회! 자꾸만 횟수를 늘리는 캐스카트 대령 탓에 똥..
단숨에 읽어 치웠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 견딜 수 없는 경험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아주 원초적인, 이야기를 읽는다는 것의 즐거움. 사실 실존이니 진실이니, 주체니 자아니하는 온갖 위대한 사상으로는 영혼의 안식을 찾을 수 없다. 그런것들은 인생을 송두리째 뒤집어 놓기 위해 발명된 것이다. 당신의 삶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아, 지금까지 믿어왔던 게 전부 진실이라고 생각해? 사상은 의문과 고민이 꼬리를 물고 나타나는 사악한 용이다. 이 용은 우리가 현실에 안주해 휴식과 평안을 얻는 걸 원하지 않는다. 이 용의 세례를 받는 순간 우리가 의지하던 세상은 흐물흐물 무너지다가 마침내 빛 한 줄기 들지 않는 절대적 암흑으로 변해버린다. 하지만 이야기는 정반대다. 이야기는 휴식을 준다. 어린 시절 우리는 아련히 들려오..
알베르 카뮈의 산문집이다. 대학 시절 이방인을 읽은 이후로 카뮈를 읽은 적이 없으니 참으로 오랜만의 재회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이 재회의 낯설음은 으레 그렇듯 둘 사이에 패인 시간의 공백때문이 아니었다. 첫 문장을 읽어 내려간 순간, 나는 이 낯설음의 정체를 파악했다. 그것은 마치 다른 사람의 작품을 읽는 듯한 느낌. 내가 읽고 있는 '결혼, 여름'의 카뮈는 내가 알고 있던 '이방인'의 카뮈가 아니었다. 카뮈의 산문은 시적이었다. 더 이상의 수식은 이 춤추듯 넘실대는 에세이의 고귀한 리듬을 해칠것만 같아 적지 않는다. 이방인의 카뮈만을 알고 있었던 사람에게는 분명히 말해두고 싶다. 카뮈에게는 두 개의 영혼이 있다. 하나의 영혼은 숨막히는 열기를 호흡하며 꺼질듯 말듯 깜빡이는 전등 아래서, 밤새 위대한..
1권에서 세계의 빅뱅을, 2권에서 색의 축복을 입은 아크파크가 이번엔 뒤틀어진 시간축에서 길을 잃은 방랑자가 된다. 3권의 첫 머리, 아크파크는 여지없이 꿈에서 깨어난다. 갈수록 심해지는 공간난을 해소하기 위해 아크파크의 옷장에 그의 동료가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언제나 서서 자야만 하는 불쌍한 영혼. 밤에도 편안히 잠들지 못하는 현대인의 고된 숙명. 아크파크는 자신의 불쌍한 처지를 강조하는 동료의 아쉬운 소리를 피해 출근 준비를 서두른다. 그런데 이 때 아크파크의 침대 위에서 또 한 명의 아크파크가 깨어난다. 이것은 여전히 꿈인가? 이제 웬만한 사건에는 덤덤한 아크파크는 침대에 누가 누워 있든 게의치 않고 자신을 데리러 온 택시에 오른다. 방금 침대에서 일어난 아크파크는 이 상황이 무엇인지 깨닫고 출..
아크파크 시리즈의 1권 '기원'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유머는 이성이 알지 못하는 이유들을 아나니'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들은 아직 이성의 족쇄에 풀려나지 못하는 나를 비웃으려는 듯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들로 견고한 성벽을 만들어 낸다. 이 수수께끼의 주인공은 물론 쥘리우스 코랑탱 아크파크다. 줄여서 J.C. 아크파크, 아니 그냥 아크파크라 부르자. 그의 직업은 공무원이다. 유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행정고시를 통과한 고위직인지 9급 말단에서 시작해 여전히 말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행색과 주거형태를 봤을 때 말단직일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혹시 말단직이든 고위직이든 매일매일 공평하게 감내해야 하는 사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그건 누구나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는 거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