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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책 (736)
deadPXsociety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두개 다 보고 읽을거라면, 넷플릭스의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을 것을 추천합니다. 온 가족이 뉴욕을 떠나 여름휴가를 간다. 근교, 시골이다. 아빠와 엄마 아들과 딸. 완벽한 구성. 완벽한 날씨.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집까지. 누가 이런 집에 사는 걸까? 어떻게 하면 이런 집을 가질 수 있을까? 집 뒤엔 숲이 펼쳐지고 근처엔 해변까지 있다. 나무와 바다. 부족하면 집에 돌아와 근사한 수영장을 이용하면 된다. 깊은 밤, 누군가 문을 두드린다. 배달은 시킨 적도 없다. 아이들은 잠에 들었고 부부만 거실에 남아있다. 이보다 더 불길한 상황이 있을까? 부부는 얼어붙었다. 피식자의 직감. 무기가 될만한 걸 찾아보지만 눈에 띄지 않는다. 야구 배트? 클래식하다. 에어비앤비로 예약한 집에 그런..

레이첼 카슨은 1907년 펜실베이니아주 스프링데일에서 태어났다. 1967년에 태어났어도 죽도록 힘들었을 텐데 1907년이라니, 여성 과학자로서의 삶이 얼마나 팍팍했을지 상상이 된다. 지금에야 이 상식으로 받아들여지지만 당시에는 혁명 그 자체였다. 화학 산업은 전후 기술 발전의 최대 수혜자였다. 1차 세계대전 때 처음으로 화학전이라는 게 시작됐고 2차 세계대전은 유대인 대학살의 파이널 솔루션으로 톡톡한 역할을 했다. 그 유명한 아스피린의 바이엘과 세계 최대 화학기업 BASF가 바로 독일 전범기업의 후신이다. 미국이라고 다를 건 없었다. 전쟁을 통해 혁신한 이 산업들은 국가의 부를 이끄는 선두주자였다. 그들의 제품은 해충을 박멸한 농업의 신이었고 식량 문제를 해결한 기아의 해결사가 되었다. 바야흐로 과학자들..

는 정세랑 최초의 역사 소설이다. 그녀의 책을 적지 않게 읽어온 나로서는 처음엔, 앳된 처자가 어색한 콧수염을 붙이고 갓을 써 남장을 한 것처럼 어색했다. 그러고 보니 주인공 설자은도 남장 여자였네? 이 책의 장르는 미스터리, 추리다. 그러나 어떠한 장르도 두 손으로 버무리면 하이퍼 캐주얼로 변모시키는 무적의 정세랑이올시다. 청소년 도서로 분류해도 좋을 만큼 가볍고 시원하다. 내 기억에 그녀의 가장 긴 소설은 인데 순수하게 소설 내용으로만 따지면 260p 가량 될 것이다. 설자은은 무려 270p가 넘으니 그야말로 역사적이라 부를만하다. 하지만 정세랑 특유의 인내심 부족은 고작 270p도 안 되는 장편소설을 무려 4개의 에피소드로 쪼개놨다. 안은영도 그랬는데, 역시 정세랑은 긴 글을 쓰지 못하는 모양이다...

근 15년 전 단재 신채호의 를(비봉 출판사) 처음 읽었을 때 받은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 당시 나는 치우천왕에 상당히 빠져있었고, 조선의 역사 배경이 원래는 중국 대륙이었으나 일제강점기와 쑨원의 역사 조작으로 한반도에 이식됐다는 이론을, 꽤나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그러니 민족사학자 신채호가 해주는 말들이 얼마나 쏙쏙 가슴에 박혔겠는가! 비판의 눈을 제거하고 보면 는 정말로 대단해 보인다. 특히 신채호의 이두 해석 능력이 그렇다. 지금이야 우리글이 공기처럼 느껴지는 시대니 그 존재감이 제대로 느껴지지 않지만 '이두'라는 걸 보고 나면 아, 우리 민족에겐 우리글이 없었구나!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이두는 대단히 어렵다. 어떨 때는 한자의 음을, 어떨 때는 한자의 뜻을 취해 우리'말'을 표현한..

후성유전이란 아주 쉽게 말해 당신의 경험이 후세로 유전되는 과정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솔깃한가? 내가 외운 영단어나 독서로 쌓은 지식, 스쿼트로 만든 30인치 허벅지를 내 자식에게 그대로 물려줄 수 있다면, 그것보다 더 좋은 유산이 어디 있겠는가? 물론 후성유전은 이런 방식으로 동작하지는 않는다. 정자와 난자가 수정된 배아는 이후에 여러 개의 세포로 분열하는데 이 세포들은 서로 완전히 동일한 쌍둥이다. 신기한 건 어느 시점에 이르러 이 세포들이 머리카락, 뇌, 심장 등 완전히 다른 신체 부위를 구성하는 세포로 변한다는 점이다. 이렇게 모든 가능성을 지닌 세포를 우리는 줄기세포라 부른다. 이 줄기세포가 어떻게 구체적 기능을 갖는 세포로 변하는지는 아직 밝혀진 게 없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각각의 세포에 대..

대제국 후한이 멸망하고 그 유명한 위촉오의 짧은 삼국시대가 끝난 뒤 중국 대륙은 이른바 5호 16국이라는 대혼란의 시대를 맞이한다. 이 난세에는 누구나 왕이 될 수 있었고 그 운명은 채 1~2년이 되지 않는 경우도 흔했다. 5호 16국은 점차 북위, 북제, 북주로 이어지는 이민족들의 북조와 송, 제, 양, 진으로 이어지는 한족의 남조로 양분되어 남북조 시대를 이루나 혼란의 400년을 마치고 진정한 통일 왕조를 이룩한 건 바로 북주를 계승한 수나라였다. 그러나 이 수나라도 오래가지는 못한다. 중국의 남과 북을 잇는 대운하를 건설하느라 백성의 원성을 샀고 결정적으로 고구려 원정에서 대패해 국운이 소멸한다. 이 수나라를 멸망시킨 것이 또 다른 선비족(오랑캐) 출신인 당고조 이연이었다. 이연은 수나라를 끝내고 ..

무릇 천하는 뭉치면 흩어지고 흩어지면 뭉친다는 말은 역사의 고금을 통틀어 늘 진실이었다. 나당 연합군이 고구려에 최후의 일격을 가해 삼한이 통일되고 대한민국의 역사는 이로써 한반도에 갇히게 됐다. 경상도에 고립된 천년 왕국의 통치자들에겐 그 땅을 나와 반도를 걷는 것만으로도 천하를 가진 듯 가슴이 벅찼겠지만 철기병을 이뤄 벌판을 달리던 사람들은 도저히 같은 마음일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한반도는 다시 세 개로 쪼개져 자웅을 겨루게 된다. 견훤, 왕건, 궁예. 난세는 결국 왕건으로 종결되고 한반도에는 다시 한번 고려라는 통일 왕조가 탄생한다. 고구려를 계승했다던 나라의 이름이 왜 고려인지는 더 이상 궁금해할 필요가 없다. 고구려가 곧 고려이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고구려와 고려를 혼용해서 썼던 것 같다..

나는 새로운 언어를 찾고 싶을 때 시집을 읽는다. 평소에는 함께할 수 없었던 단어들이 먼 곳에서 찾아와 한 문장을 이룬다. 이게 저 옆에 설 수도 있구나, 저게 이 앞에 올 수도 있구나. 그 낯섦에 읽는 눈이 매끄럽지는 않지만 오히려 그 요철이 마음에 걸린다. 두 개가 만나 온전한 그림을 이루는 퍼즐처럼. 이은규 시인의 에는 구름과 바람과 꽃이 흐드러진다. 그러나 이것들은 평범한 숭배의 대상이 아니다. 이 시에서 구름과 바람과 꽃은 나와 함께 살아가는 친구에 가깝다. 구름이나 바람이나 꽃이 되고 싶은 게 아니라, 그것들은 그냥 우리의 옆에 서 있는 자연물이다. 긴 기다림일수록 빨리 풀리는 바람의 태엽 입김을 동력 삼아 한 꽃이 허공을 새어나온다 찢겨진 것들의 화음으로 소란한 봄 꽃은 피는 것이 아니다. ..

이중톈 교수의 중국사 시리즈가 있다는 걸 이제야 알게 되어 대단히 아쉽다. 이중톈 교수로 말할 것 같으면 중국의 르네상스인으로 모르는 분야가 없는 박학다식의 천재다. 이름이 알려진 건 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를 한 게 계기였다. 이 강의는 동명의 책으로도 2권이 출간되어 큰 인기를 얻었다. 나는 두 권을 다 읽었을 뿐만 아니라 내친김에 까지 달렸다. 여기에 를 더하면 얼추 대표작을 다 나열한 것 같다. 이 중 무엇이 가장 재미있었냐는 질문은 크게 의미가 없지만 굳이 따진다면 미학 강의, 삼국지 1, 삼국지 2, 초한지 순이 아닐까 한다. 이 외에도 중국 현대의 시류를 다룬 책이 있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나지 않는 걸 보니 별로였던 것 같다. 그렇게 자연히 멀어져 오랜 시간 각자의 삶을 살다 이렇게 다시..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에게 가짜 노동과 진짜 노동이 무엇인지 구별할 기회를 줬다. 도시가 봉쇄되고 모임이 금지된 그 시기에도 반드시 모여 일을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청소부, 간호사, 소방관, 경찰관 기타 등등. 정말 놀라운 건 저 중에 내가 하는 일은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계사, 변호사, 전문 경영인, 마케터, 준법 감시 책임자 등도 마찬가지였다. 여기에 숨겨진 역설을 눈치챈 건 나만이 아닐 것이다. 특히 필수 인력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연봉 차이를 떠올리면 그 역설은 더욱 도드라져 보인다. 내 생각에 인간은 주 3일 근무가 적당하다. 5일씩이나 나와서 할 일은 거의 없다. 스스로 판단하여 진행할 일은 불필요한 보고 체계 속에서 한없이 늘어진다. 회의는 비 온 뒤 활짝 핀 버섯처럼 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