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 일러스트레이션
- 피규어
- 북유럽 인테리어
- 글쓰기
- 애플
- 주방용품
- 인테리어 소품
- Product Design
- 가구
- 조명디자인
- 가구디자인
- 조명 디자인
- 일러스트레이터
- 인스톨레이션
- 킥스타터
- 미술·디자인
- 신자유주의
- 조명
- 프로덕트디자인리서치
- 아트 토이
- 진중권
- 해외 가구
- 가구 디자인
- 조명기구
- 재미있는 광고
- 인테리어 조명
- 피규어 디자이너
- 램프
- 인테리어 사진
- 프로덕디자인
- Today
- Total
deadPXsociety
선량한 차별주의자_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이야기 본문
이 책을 반드시 읽어야 할 사람은 다음 두 가지 사례로 구분된다. 아래 이야기를 읽고 불편함을 느끼는 사람은 읽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일말의 위화감도 느끼지 못한다면, 절대적 믿음을 갖고 일독해 보길 권한다.
A는 인공지능 스타트업의 CTO로 재직 중인 30대 청년이다. 평소 스마트한 일처리로 명망이 높고, 유쾌한 성격 탓에 조직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없어서는 안 될 직원으로 여겨졌다. 그의 회사엔 3명의 인도인 직원이 있다. 어느 날 그들과 점심을 먹으러 가는데 인도인 중 하나가 '청국장'을 먹자고 했다. 그러자 A가 그의 어깨를 툭 치며 '한국인 다 됐네.' 하며 웃었다.
B는 자기계발서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는 장애로 걷지 못하게 된 사람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됐다. 평소처럼 멋진 강연을 마친 뒤 그는 청중을 향해 진심을 담아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희망을 가지세요.'
자, 어떤가? 당신은 이 책을 읽어야 겠는가? 그러지 않아도 되겠는가?
차별의 가장 큰 특징은 당하는 사람만 존재하고 하는 사람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차별을 부르짖는 사람들에겐 너무 예민하다거나, 피해의식이라거나, 자격지심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차별을 인지시키는 건 늘 어렵고 고된 일이다. 어쩌다 그 일이 성공한다 하더라도 결국엔 다수의 가해자들이 그 사실을 '수용해 주는 것'으로 마무리될 때가 많다. 그게 차별이라면 OK, 내가 받아주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각종 차별금지법은 다수의 인내와 관용이 베푼 일종의 '시혜'로 여겨진다. 차별은 명백히 존재하고, 그것의 피해가 발생하며, 마땅히 사라져야 할 일임에도 불구하고, 당하는 쪽은 그 철폐를 구걸해야만 하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우리의 일상에는 차별이 만발해 있다. 일분이 아까운 출근길, 버스 한 대가 휠체어에 탄 사람을 태우기 위해 5분 동안 정차한다면 사람들은 기함을 일으킬 것이다. 저 사람 하나 태우자고 이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을 겪는다면 그게 정말로 '합리적'인 법인지 묻는 사람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누구나 행복하게 살아야 할 '권리'가 있다. '인간이라면 누구나'라는 전제에 동의한다면, 행복의 조건을 1초 만에 버스에 뛰어오를 수 있는 사람이 아니라 휠체어에 타고 올라야 하는 사람에게 맞춰지는 게 당연한 거 아니겠는가?
스스로를 세심하게 통제하지 않으면 우리는 누구나 차별의 가해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지치고 짜증을 낸다. 그럴때면 존 롤스의 정의관에 입각하여 세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기 바란다. 당신, 아니 당신의 자식이 장차 어떻게 태어날지 모르는 어둠의 장막 뒤에 있다면, 당신은 이 세상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정상인' 혹은 '주류인'으로 태어날 걸 확신하고 기울어진 세상을 만들 것인가?
아니면 모두를 위한 평편한 세상을 만들 것인가.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_생각을 바꾸는 물질의 힘 (0) | 2019.12.29 |
---|---|
징비록_소설보다 재미있는 역사서 (0) | 2019.12.22 |
바깥은 여름_마지막 한 페이지를 위해 전체를 인내하는 소설 (0) | 2019.12.08 |
한밤중에 개에게 일어난 의문의 사건_재밌어요 (0) | 2019.12.01 |
죽은 자로 하여금_평범한 자들에게 악의 축복을 (0) | 2019.11.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