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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만화 (12)
deadPXsociety
아다치 미츠루의 대표작이라 하면 '터치(1981)'나 'H2(1992)'를 말해야 옳을 것이다. 다양한 스포츠를 그리긴 했으나 그의 전성기는 역시 야구 만화를 그릴 때였다. 대중이 흥분하기 쉬운 환경에서는 영웅을 그리기도 쉬운 법 아닌가. 아다치 미츠루의 야구 만화들은 일본의 야구 붐과 함께 한 시대를 풍미하는 대표작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내게 최고의 작품을 묻는다면 역시 '러프(1987)'다. 수영과 다이빙이라는 비인기 종목을 다뤘으며 아다치 미학이 완성되기 이전의 작품이라는 점, 게다가 소장판본으로 여섯 권에 지나지 않는 짧은 분량이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들이 그 제목과(Rough) 닮은 구석이 있고 또 그것과 공명을 이뤄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생명력을 분출하는 것 같아, 나에겐 'H2'나 '터치..
1권 '기원'에서 작가가 마지막 페이지를 태워 버린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아크파크와 그의 세계는 완전히 산산조각나 우주로 우주로 뻗어 나갔다. 마치 태초의 빅뱅처럼. 그러나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듯이 세계는 다시 한 곳으로 수렴하여 제자리를 찾아간다. 그곳은 '기원'의 마지막 페이지를 태우고 있는 작가의 작업실이다. 타들어가는 페이지, 늘어 놓은 종이와 잉크, 지우개와 붓통, 그리고 커피가 가득 담긴 찻잔. 아크파크는 중력에 이끌려 작가 옆에 놓인 커피잔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우주의 기원은 깜깜한 커피? 탕! 탕! 탕! 방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아크파크는 잠에서 깬다. 역시 꿈이었다. 아크파크를 찾아온 사람들은 '생활 공간 검사관'. 아크파크의 아파트를 철저히 측량해 그가 공간..
아크파크 시리즈의 1권 '기원'은 이런 문장으로 시작한다. '유머는 이성이 알지 못하는 이유들을 아나니' 그리고 이어지는 내용들은 아직 이성의 족쇄에 풀려나지 못하는 나를 비웃으려는 듯 알쏭달쏭한 수수께끼들로 견고한 성벽을 만들어 낸다. 이 수수께끼의 주인공은 물론 쥘리우스 코랑탱 아크파크다. 줄여서 J.C. 아크파크, 아니 그냥 아크파크라 부르자. 그의 직업은 공무원이다. 유머부에서 근무하고 있다. 행정고시를 통과한 고위직인지 9급 말단에서 시작해 여전히 말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행색과 주거형태를 봤을 때 말단직일 거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혹시 말단직이든 고위직이든 매일매일 공평하게 감내해야 하는 사실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가? 그건 누구나 아침을 맞이해야 한다는 거다. 그..
2010/08/27 - [만화] - 남자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만화, 다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 - 2편 2010/08/26 - [만화] - 남자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만화, 다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 - 1편 슬램덩크에 대해 쓰다 보니 중요한 한 사람, 안 선생님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고 생각했다. 슬램덩크가 우리 삶의 보편적 성공 이야기가 될 수 있는것은 모두 안 선생님의 지도 철학때문이다. 그는 농구 기술을 가르치지 않고 꿈과 재능을 찾는 법을 안내한 사람이니까. 안 선생님이 한 번이라도 전략적인 작전을 지시 해본 적이 있나? 없다. 있다면 강백호더러 '리바운드를 제압해라'라는 것이 전부일 것이다. 그럼 전술 훈련을 시도한 적이 있나? 없다. 있다면 강백호의 여름 특훈 2만개 슛이 전..
강백호가 4개월만에 북산의 미라클로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 강백호는 자신이 진짜 좋아하는게 무엇인지 깨달았다. 이것은 완전판 24권 부상으로 실려나간 강백호의 대사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강백호는 갑자기 깨어나 소연이의 손을 잡고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 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은 소연이는 처음으로 두근두근 가슴이 떨린다. 강백호를 남자로 느껴본 적은 없었으나 이때만큼은 그의 진심이 강렬하게 전해져온 것이다. 이 말을 전한 뒤 강백호는 곧장 안 선생님께 다가가 영감님의 영광의 시대는 언제였죠? 국가대표였을 때였나요? 난 지금입니다. 라고 말한뒤 코트로 나아간다. 강백호에게 드디어 '단호한 결의'가 생긴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짜증나는 일상을 괴로워하며 일탈을 꿈꾸는 친..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가 누구냐는 질문을 한다면 '아다치 미츠루'라고 답하겠다. 그러나 어떤 만화를 제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슬램덩크'라고 말하겠다.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7년간 연재된 전설적인 농구 만화다. 당시에 소년 주간 만화 잡지로는 '아이큐 점프'와 '소년 챔프'가 있었는데 점프의 간판 만화가 '드래곤볼'이었고 챔프의 대항마가 바로 '슬램덩크'였다. 그 당시의 인기로만 따지면 슬램덩크는 드래곤볼의 아성을 꺽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슬램덩크의 수준이 그 만큼 높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소년 만화라는게 그렇지 않나? 복잡한게 필요 없다. 나쁘지만 강한놈을 착하지만 약했던 주인공이 숱한 수련을 통해 물리치면 흥미진진 땀이 흠뻑, 용솟음 치는 혈기에 소년의 두 주..
'김성모'는 우리나라 만화계에서 유래를 찾아 보기 힘든 독특한 작가다. 우선 작품수가 무척 많다. 엄청 많다. 놀랄 정도로 많다. 김성모는 한 달에 적어도 5권 이상의 단행본을(서로 다른 만화) 찍어 내면서 동시에 스포츠 일간지에 만화를 연재한다. 그에게 창작의 고통이란 다른 우주의 언어처럼 보인다. 나는 그의 작업 방식에 틀림없이 비밀이 있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었다. 우선 문하생 중 하나가 원고에 배경을 그려 넣는다. 배경은 다양하지 않기 때문에 미리 복사해둔 건물 그림이나 자연 풍광을 붙여 뚝딱 만들어 낸다. 그럼 인터넷 서핑을 하며 새로운 만화 소재를 찾던 김성모가 천천히 일어나 그의 도장들을 꺼낸다. 이 도장에는 캐릭터의 표정이 새겨져 있다. 김성모 만화의 주인공은 모두 '강건마..
이제 한국 무협 만화의 계보는 열혈강호의 독보적 행진과 용비불패의 등장으로 이어진다. 열혈강호는 설명이 필요없는 만화다. 1994년 부터 지금까지 무려 50권이 넘는 단행본을 발행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사실은 이 만화가 아직도 연재 중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꾸준한 인기를 누린 만화는 근 십년, 아니 한국 만화계를 통털어 봐도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다. 열혈강호의 성공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므흣한 여자 캐릭터들이 제공하는 은밀한 성적 판타지는 당시 소년에서 청소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있는 남아들에게 폭발적인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이것은 열혈강호가 지금에 와서 그렇게 특별한 작품으로 느껴지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기도 한다. 열혈강호가 재미 없어진 이유는 작품의 수준이 떨어졌다기 보다..
계보학이란 연구자의 끈질긴 탐구 정신과 방대한 자료 조사를 양분으로 자라나는 괴물이다. 따라서 자료 조사의 방편으로 구글, 네이버 따위의 검색 엔진만 사용하는 내가 계보학이란 이름으로 글을 쓸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다. 그러니 오늘의 계보학은 전적으로 나의 기억에서 재구성된 것이다. 이는 어떠한 증거도 증명도 필요로 하지 않음을 밝혀두는 바이다. 한국 무협 만화라고 하면 일단 두 부류가 떠오른다. 그 중 하나는 하승남(꼴통 시리즈), 황성(작품이 너무 많다), 사마달(이 사람도 많다)로 대변되는 성인 무협 만화가들이다. 요즘에도 만화방이 성행인지는 모르겠으나 내가 학교를 다니던 시절 만화방은 시험 후 즐길 수 있는 주요 컨텐츠 중 하나였다. 그 때 만화방에 가면 한 쪽에 이런 성인 무협물이 가득했는데 권..
Beck(벡, 해롤드 사쿠이시 작)에 대한 글에서 썼듯이 만화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각을 오로지 시각을 통해서만 전달하는 매체이다. 그러므로 만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림'이다 라고 말하는 것은 기린의 이름은 기린이다 라고 하는 것만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이란 머리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참 많아서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고 거의 예상했던 일이 보란듯이 틀어지고 마는 경우가 빈번히 나타나곤 한다. 감정 이입이 쉽지 않은 그림임에도 그 글을 읽는데 흠뻑 빠져들고만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의 독서 경험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 영화에선 거의 나타나지 않지만 원작은 매우 서정적인 작품이다. 그것은 영화가 주로 이몽학-황처사(혹은 견자)-백지의 피상적인 대립 구조에 근거를 둔 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