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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신자유주의 (11)
deadPXsociety
노예의 길 하이에크는 복지 사회와 사회주의에 대한 인간의 갈망이 나치즘과 파시즘을 만들어낸 주된 동력이라고 믿었다. 복지 사회와 사회주의는 계획과 통제를 강화하는 큰 정부를 필요로 하고 이렇게 집중된 권력이 자신에게 반대하는 집단을 폭력적으로 제압함으로써 결국 전체주의 사회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작은 정부와 시장의 절대적 자유를 옹호한 이 초자유주의자는 1980년대 대처와 레이건의 경제 정책을 통해 오늘날 신자유주의의 아버지로 불린다. 2014년의 대한민국을 사는 나는, 이 초자유주의자의 말이 맞길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어떻게 어디로 선을 그을 것인가? 하이에크는 무정부주의자가 아니었다. 그는 민간 사업체가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투자를 꺼리는 분야 예컨대 도서 지역에 대한 도로, 전기, ..
B급 좌파 김규항은 오늘날 좌와 우를 가르는 기준이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느냐 찬성하느냐에 있다고 했다. 신자유주의란 과연 무엇인가? 그 이름만 듣고선 마치 숭고한 인권 운동을 연상시키는 '신자유주의'는 그러나 지난 30년 간 세계 경제를 극심한 빈부격차와 빈곤으로 빠뜨린 무시무시한 경제 역병의 이름이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은 시장은 언제나 효율적이고 공정하니 무능한 정부 따위가 나서서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고 그냥 내버려 두라는 것이다. 대한민국 정규 교육을 마친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할 애담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이 바로 이 신자유주의의 클래식 버전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왜 시장을 믿는걸까? 그건 개별 경제 활동에 대한 판단은 그것과 관련된 이해 관계자들이 가장 잘 내릴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생..
안녕 바나나맨! 누추한 나라엔 누추한 국민이 산다. 누추함은 숨길 수가 없어, 본인이 보기에도 한심하고 답답하니 그들은 으레 슈퍼한 것을 꿈꾸고 나아가 그 슈퍼한 것에 스스로 복종하려는 마음을 갖기도 한다. 이 소설은 누추한 국민 중에서도 가장 누추했던 한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소년은 어느날 자살을 결심한다. 자신의 누추한 실존을 비관해서가 아니다. 펜트하우스를 보다 담임에게 걸렸다. 젠장. 더럽고 질퍽한 추문이 자신의 인생을 파멸시키기 전에 소년은 스스로 자기 삶을 파괴하기로 마음 먹었다. 하지만 그냥 자살을 했다간 '글쎄 펜트하우스를 보다 걸려서...', '천박하고 더러운 꼬마 녀석. 죽어도 싸지' 같은 뒷말이 나올 우려가 있어, 그러니 완벽한 자살을 꾸며야지. 음욕은 충만했지만 결코 멍청하지 ..
나에겐 평생 그 답을 얻지 못할 의문이 하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왜 자신을 더 가난하게 만들려는 정치인들에게 표를 주는걸까? 그것은 뿌리 깊은 지역주의 때문일까? 아니면 항간에서 말하듯 젊은 세대에 대한 기성 세대의 복수인걸까? 가장 쉬운 대답은 대중의 무지때문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것도 아니라면 인간에겐 자기 자신을 학대하고 싶은 변태적 마음이 본성적으로 내재되어 있어, 가장 큰 고통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오면 - 5년 동안 안정적으로 고통을 제공받으실 수 있습니다?! - 그 본성이 어김없이 발현되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이유야 어찌됐든 세계는 지금 신자유주의의 쓰나미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됐을까? 우리에게도 분명 아름다웠던 시절이 있었다. 대단한 벌이가 아니더라도 자식을 셋이..
이렇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상으로부터 미친놈 소리를 들어야 잘 사는 거라고 생각했다.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누구보다도 나 자신에게 떳떳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고 나니 아직도 한참은 멀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저자 앤디 비클바움과 마이크 버나노는 평범한 청년들이었다. 좀 남다른 점이 있다면 '신자유주의'를 싫어했다는 것 정도? 그런데 그 증오가 생각보다 대단했었나 보다. 어쩌면 범죄가 될 수도 있는, WTO에 그레이트 빅 엿을 날리는 작업 '예스맨 프로젝트'를 시작해 버렸으니까. 그것도 앞날이 창창하던 젊은 시절에 말이다. 이런걸 보면 역시 서양놈들은 여간내기가 아니라니까. 앤디 비클바움과 마이크 버나노는 자신들이 갖고 있는 신자유주의에..
'말하지 않은'과 관련된 책이라면 대한민국에 두 권이 있다. 하나는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라는 책이요, 둘은 '장하준이 말하지 않은 23가지'라는 책이다. 알다시피 전자는 신자유주의 격파의 선봉장이자 명망 높은 교수 장하준이 저자다. 그렇다면 두 번째 책은 과연 누가 지었을까? 여기저기 이름난 학교에서 공부하고 경제학을 업으로 살아가는 건 사실이라고 믿어주지, 하지만 명망을 부여 받기엔 턱없이 부족한 논리로 얼렁뚱땅 카피책을 써버린 경제학자 두명이 그 주인공이다. 나는 지난 달 두 책 중 후자를 구매했다. 제목을 자세히 보면 알 수 있는데, 이 책은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장하준을 비판한다. 이유는 아무래도 신자유주의에 대한 균형잡힌 시각을 갖고 싶었고 또 근래 들어 FTA와 관련하여 신자유주의를..
이번에 장하준의 책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기업의 지배 구조가 얼마나 취약한지 알 수 있었다. 특히 IMF 이후로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우리가 한국 기업이라고 철썩같이 믿어온 수 많은 기업들이 사실은 정체불명의 외국인들의 소유였다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물론 50%가 넘는, 때때로 70~80%에 이르는 외국인들의 주식 보유 비율을 모르고 있었던건 아니다. 하지만 이것이 기업 경영과 우리 사회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몰랐던 것은 사실이다. 나는 연봉 인상에 인색하고 선행 투자에 소극적인 회사에 분노만 할 줄 알았지 그런 행동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아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래서 주주자본주의와 한국 기업의 지배 구조에 대해 다시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 주주자본주의가 대충 무엇인지는 앞에 ..
장하준은 워낙 글을 쉽게 쓰는 사람이라 인터뷰 같은 건 필요 없을 거라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책을 보니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쌍방향 소통. 묻고 답하기. 때때로 말대꾸와 반박. 이런건 일반 저술에서는 느낄 수 없는 매력이다. 저자와 직접 이메일을 주고 받을 수도 있지만 좋은 답변에는 언제나 좋은 질문이 선행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책에서 말대꾸와 질문을 담당하고 있는 사람은 지승호다. 우리나라에 몇 안되는 전문 인터뷰어라고 한다. 여기다가 장하준의 후배 윤미선 박사와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빈재익 박사가 더해졌다. 네 사람은 모닥불을 피워 놓고 담소하듯, 신자유주의와 주주자본주의를 깐다. 뒷담화만큼 재밌는 일은 참 드물다. 신자유주의의 나쁜 점이라면 수 백..
촘스키누가무엇으로세상을지배하는가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 정치가/법조인 지은이 드니 로베르 (시대의창, 2002년) 상세보기 마지막은 노암 촘스키다. 신자유주의와 권력 비판에 있어서 이 사람을 빼놓을 수는 없다. 노암 촘스키는 원래 언어학자이자 교수였다. - 28세에 이미 MIT 교수였다 - 그러다가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반대를 기점으로 다양한 사회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 현재는 실천적 지식인의 상징이 되어 지옥으로 가는 산타마리아 호에서(미국) 유일하게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는 세계의 양심으로 칭송받고 있다. 우리나라로 비교하자면 원래 미학자이자 교수였던 진중권을 떠올릴 수는 있으나 레벨로 따지면 글쎄, 노암 촘스키는 만렙이고 진중권은 이제 겨우 캐릭을 만든 newbie에 불과..
굶주리는세계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복지 > 사회문제 > 빈곤/불평등문제 지은이 프랜씨스 라페 외 (창작과비평사, 2003년) 상세보기 앞선 리뷰 'MB노믹스를 까고 싶다면 이 책을 봐라 - 장하준의 나쁜 사마리아인'편에서 나는 이미 신자유주의의 요점과 그것이 개발도상국의 경제를 지배하는 수법에 대해 설명한 바 있다. '굶주리는 세계'는 그 중에서도 농업과 관계맺는 점들을 살펴 그 폐해를 밝히는 책으로 신자유주의 체제하에서 개발도상국의 국민들이 실제로 겪는 신체적, 경제적 착취를 설명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신자유주의에 대한 거시적 관점은 '나쁜 사마리아인'에서, 실제 피해 사례와 고통의 규모를 파악하는데는 '굶주리는 세계'를 읽는 것이 신자유주의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가능하게 한다고 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