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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어감 사전 본문
우리말을 단어 수준에서 공부해 보고자 이 책을 샀다. 평소에 헷갈리는 단어들이 여럿 있었는데 곁에 두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일상에서야 단어의 선택이 대화의 질에 큰 영향을 주진 않겠지만(특히 오타와 비문이 난무하는 요즘의 상황에선) 나름 남에게 보이는 글을 주기적으로 쓰고 있는 데다 최근에 하는 일이 이와 밀접한 관계가 있어 충분한 공부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 책은 '경험과 체험', '공허와 허전', '논쟁과 언쟁'등 서로 비슷해 보이지만 미묘하게 의미가 다른 유사어 수십 개를 짝지은 뒤 각각 2~3페이지를 할당해 그 용례를 샅샅이 해부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막상 지은이가 제시한 예시를 읽는 중에는 이 단어들을 헷갈릴 일이 전혀 없을 것 같은 자만심이 들곤 했다. '재현과 재연'을 놓고 같이 생각해보자.
우선 단어만 놓고 봤을 때 둘은 소리가 유사할 뿐만 아니라 의미마저도 비슷해 큰 혼동을 유발하는 '것 같다.' 하지만 이 단어들을 맥락에 넣고 보면 생각보다 구분이 어렵지 않음을 알게 된다.
90년대 한국 발라드 음악은 당대 청년들의 사랑을 생생하게 재현/재연했다.
여전히 헷갈리는가? 그렇다면 하나만 더 들어보자.
나는 <서프라이즈>의 재현/재연 배우로 일한 적이 있다.
물론 모든 상황에서 딱 부러지듯 결론이 나는 것은 아니다.
올림픽 축구 대표팀은 4년 전의 영광을 재현/재연하기 위해 결의를 다졌다.
이 문장에선 재현과 재연이 모두 가능해 보인다. 하지만 어떤 단어를 썼느냐에 따라 의미는 조금 달라진다. 그러니까 재연은 무엇인가를 다시 '보여'주는 데 초점이 있고 재현은 무언가를 다시 '실현'하는데 방점이 찍힌다.
이상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단어가 헷갈릴 땐 우선 써봐야 그 의미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 구멍을 뚫어놓고 그 위치에 검증하려는 단어를 번갈아가며 넣어본다. 예시 문장은 많아야 한다. 왜냐하면 어느 문장에선 완전히 대체 가능했던 단어가 다른 문장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재난 상황에서 살아남기 위해 끊임없이 연습/훈련했다.
그는 공군 사관학교에 들어가 조종사가 되기 위한 연습/훈련을 받았다.
피아노 연습/훈련 시간만 되면 나는 신경이 곤두섰다.
보다시피 앞 뒤에 어떤 말이 같이 서느냐에 따라와야 할 단어는 완전히 달라진다. 이런 식으로 자주 쓰는 단어를 정리해 자신만의 사전을 구축해본다면 우리말을 제대로 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우리말 어감 사전>은 말 그대로 사전이라 처음부터 끝까지 쭉 읽기에 그렇게 쉬운 책은 아니다. 단어마다 지은이의 재미난 사연이 붙은 것도 아니니 지루함은 치러야 할 대가. 다만, 유사어를 다루는 생각의 틀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책이다. 사실 첫 장만 읽어도 충분히 습득할 수 있지만 출판사와 글쓴이를 응원하기 위해 모두 한 권씩 구매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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