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칵테일, 러브, 좀비 본문
<칵테일, 러브, 좀비>는 안전가옥 쇼-트 시리즈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쉬운 소설이다. 조예은 작가의 첫 번째 단편선이라고 하는데 1년도 안되어 5쇄를 찍었으니 대단한 성공이라 여길만하다. 이렇게 또 한 명의 작가가 먹고살 길을 찾았다. 아직도 돌파구를 궁리하는 핍진한 작가들을 위해 잠시 기도. .................................. . 오케이.
<칵테일, 러브, 좀비>를 인생의 소설이라거나 최근에 읽은 가장 재미있는 장르 문학이라 말하기는 어렵지만, 나름의 매력을 가진 것은 사실이다. 엄청 쉽고, 짧고, 흥미롭다. 요즘 세대에 읽힐만한 모든 것을 갖추고 있다. 물론 <습지의 사랑> 같은 작품은 심장을 몽글몽글 간질이는 설렘이 치사량까지 뿜어져 올라 개인적으로는 낯이 가렵긴 했지만 물귀신과 산귀신의 사랑이라는 점에선 정말 새롭다! 고 엄지를 올릴 만한 소설이었다. 재기 발랄이라는 말은 왠지 시대를 쫓아가지 못하는 늙은 평론가나 할 법한 말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작가의 재능을 설명하기에 이보다 더 무난한 수사는 없을 것 같다.
실린 작품들을 좀 더 얘기하면 <초대>는 몇십 년째 목에 걸린 가시를 안고 사는 여자의 데이트 폭력 피해로 고개를 돌리는가 싶더니 돌연 잔혹 살인극으로 방향을 트는 마라 맛 가득한 소설이다. 비린내를 싫어한다거나 이야기의 얼개를 더 강조하는 사람들에게는 추천하지 않는다.
표제작 <칵테일, 러브, 좀비>는 뱀술을 먹고 좀비가 된 아빠와 함께 사는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딸은 <월드워 Z> 같은 영화에 통달해 아빠가 좀비가 됐으며 다시는 사람으로 돌아오지 못한다는 걸 알지만 엄마는 여전히 "네 아빠 없이 어떻게 사니" 같은 답답한 이야기를 반복하며 그를 위해 밥상을 차린다. <월드워 Z>을 아는 걸 보면 <웜 바디스>도 봤을 법 한데 그렇게 딱 잘라 아버지를 처리하는 걸 보면 성장기의 자녀와 애착 관계를 형성하는 게 노후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실감할 수 있는 작품이다. 쓰다 보니 여러 가지 생각할 거리가 많은 소설이네. ㅋ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는 타임루프를 소재로 한 소설 공모에서 입상한 작품답게 그 장르를 아주 잘 구현한 작품이다. 다른 소재들이 워낙에 세다 보니 오히려 이 단편선에서는 가장 무난한 축에 꼽힌다. 얘기를 조금만 더 길게 해도 강력한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소개는 이쯤에서 마친다. 순수하게 재미로는 이쪽이 최고였지 않나 싶다.
이 작품을 계기로 출판사 안전가옥의 책들을 유심히 살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쇼-트 시리즈의 작가들을 보니 심여울, 한켠, 전삼혜, 설재인, 김청귤 같은, 전설의 무림 고수부터 인디밴드의 리드보컬을 연상케 하는 이름까지 화려함을 자랑한다. 그만큼 작품도 대단하길 기대하며, 정주행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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