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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마어마한 수학 본문
수학은 신이 우주를 창조할 때 사용한 언어다. 실험 결과를 수학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을 처음으로 고안한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한 말이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면, 그는 "우주는 수학이라는 언어로 쓰여있다." 고 말했다.
세상에 단 하나의 커뮤니케이션 수단만 남기라면 나는 수학을 고를 것이다. 말이나 글에는 늘 오해를 불러일으키거나 다양한 뜻으로 해석될 여지가 숨어 있다. '밥 좀 먹어라!'라는 말의 '밥'은 지금 당장의 한 끼를 의미할 수도, 음식 전체를 뜻하는 걸 수도 있다. 그러나 1, 1, 2, 3, 5, 8, 13으로 이어지는 수열에는(피보나치) 다른 의미가 끼어들 틈이 없다. 심지어 중간의 여러 수를 빼버려도 보는 사람은 그 공백을 완전히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수학이 매력적인 이유는 그 안에 추상성과 구체성이 동시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수학은 실재를 극도로 추상화된 기호로 표시하지만 그 기호들을 풀어내면 늘 같은 실재가 도출된다. 수학은 이 세상을 추상화하는 수단인데 그 수단의 해가 우리가 듣고, 보고, 만질 수 있는 구체적 현실이라는 게 늘 놀랍다.
이런 알쏭달쏭한 이야기가 질색이라면 수학이 가진 실용성에 초점을 두는 것도 좋다. 인간이 최초로, 수학을 실생활에 대규모로 적용한 사례는 건축이 아니었을까 싶다. 높은 수준의 수학 개념이 없었다면 고대의 그 위대한 건축물들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근대에 이르러 이 수학은 점점 더 중요해져 우리 실생활 곳곳에 끼어들지 않은 곳을 찾기가 어려울 정도다. 최근에 등장한 AI 기술들은 최신 수학으로 무장해 이 세상을 송두리째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수학은 인터넷에 종종 돌아다니는 구글 입사 시험 따위를 풀어내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시계의 시침과 분침은 하루에 몇 번이나 겹칠까?', '서울에 이발사는 몇 명이나 존재할까?', '대한민국에는 머리카락 개수가 정확히 같은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나는 사실 이런 류의 퀴즈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추론 능력을 평가하려는 의도와는 다르게, 사실 이런 문제는 한 번이라도 풀어본 사람과 아닌 사람의 차이를 나타낼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 학생들이라면 구글 입사시험 모음집 같은 걸 구해 달달달 외운 뒤 대단히 높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진정 수학적 사고가 발달한 사람이라면 아주 작은 가정들을 조금씩 포개어 결국 진실에 가까운 답을 낼 거라는 사실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어마어마한 수학>은 이 같은 수학의 가치와 매력을 쉽게 전달하려 노력한다. 유명한 수식이 탄생한 계기부터 천재라 불린 수학자들, 수학에 담긴 예술성과 영향력,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계산력까지. 나는 학창 시절 수학이 너무 어려웠고, 그 때문에 결국 입시도 망쳤는데, 이렇게 수학을 좋아하는 걸 보면 우리나라의 수학 교육이 얼마나 끔찍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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