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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눈물이 너를 베리라 본문
우아한 제목에 홀려 집어든 <내 눈물이 너를 베리라>는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다른, 피 비린내가 진동하는 폭력 소설이었다. 이 소설에 비하면 <존 윅>은 발레에 가깝다. 피를 쏟는 방식이 상어와 독수리만큼이나 차이가 있다. 다 읽고 나서야 원제인 <Razorblade Tears>를 발견했는데, 번역계에 노벨상이 있다면 이 소설의 옮긴이 박영인 씨에게 수여되리라.
<내 눈물이 너를 베리라>는 LGBTQ에 인종 문제까지 섞는다. 주인공 아이크와 버디는 각각 흑인과 백인이다. 두 사람에게는 모두 아들이 있다. 이 아들 둘이 결혼, 아이까지 입양해 가정을 꾸린다. 아들들은 기자 생활을 하며 LGBTQ의 수호자로 살아가다 우연히 위기에 빠진 트랜스젠더 여성을 돕게 되는데, 그녀에게 얻은 정보로 폭로 기사를 준비하던 중 총에 맞아 뇌수와 장기를 도로 위에 흩뿌리고 죽는다.
이제 아버지들의 차례다. 당연히 두 사람은 자기 아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살아있는 동안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 그러나 죽고 나면 세상이 달리 보이는 법이다. 아이크와 버디는 의기투합해 아들을 죽인 범인을 찾아 나선다. 두 남자는 모두 범죄가 익숙한 사람들이었고 특히 아이크는 수감 시절 교도소 내 갱단 두목을 할 정도로 소싯적에 이름깨나 날리던 작자였다. 두 사람에게 걸린 놈들은 마체테에 목이 베이거나 땅을 다지는 기계로 얼굴을 짓이겨진 뒤 톱밥 기계 속으로 들어가 곱게 다진 고기가 된다. <존 윅>은 발레라고 하지 않았는가!
소설은 다른 인종의 두 아버지가 삐걱대던 첫 만남을 지나 진정한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과, 혐오만 하던 LGBTQ의 세상을 하나씩 알아가며 인종과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깨닫는 성장기를 밑 판에 깔고, 복수의 환희와 광기, 피와 살점, 뼈와 내장을 골고루 올려 피자를 굽는다. 맛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식 아니랄까 봐 푸짐~한 건 사실이다. 파인 다이닝처럼 정교한 코스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이 고칼로리 인스턴트가 입에 맞지는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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