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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에 '관한' 이야기 총정리

WiredHusky 2013. 5. 21. 18:27




세상에서 가장 탐나는 슈트의 사나이 '아이언맨' 시리즈가 막을 내렸다. 엔딩 크레딧 후의 보너스 영상을 봐도 그렇고 마블 코믹스의 개봉 예정작을 살펴봐도, 당분간 아이언맨 시리즈가 재개될 일은 없어 보인다. 그를 다시 만나기 위해선 적어도 내 후년 쯤에야 개봉할 어벤져스2를 기다리는 수 밖에. 

아이언맨3 얘기를 하는건 스포일러 문제도 있고, 또 3편이 시리즈를 마감하는 영화다 보니 오늘은 아이언맨 시리즈를 총체적으로 정리해 보는게 개인적으로나 독자들에게 더 나아 보인다. 아이언맨3는 각종 외화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전국 방방곡곡 절찬리 상영 중이니 언제든지 찾아가 관람하시길. 




토니 스타크

아이언맨 얘기를 하면서 토니 스타크를 빼 놓을 수는 없다. 원작자인 스탠리는 DC코믹스의 배트맨처럼 평범한 인간이지만 자신이 가진 부와 권력을 이용해 단점을 커버하는 히어로물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렇다고 고담 시티의 뒷골목같은 어두컴컴한 영웅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천방지축에 언제나 유쾌하고 제멋대로인 부자 토니 스타크가 탄생한 것이다. 

토니 스타크의 실제 모델로는 두 명의 인물이 거론되는데, 위키 피디아에서는 항공 재벌이자 강박증 환자 하워드 휴즈를(마틴 스콜시즈 감독이 '에비에이터'라는 영화에서 그의 일대기를 다룬적이 있다), 떠돌아 다니는 인터넷에서는 세계적인 SW기업 Oracle의 회장 래리 엘리슨을 소개하고 있다. 

첫 번째 코믹스 아이언맨이 나온게 1964년이고 래리 엘리슨이 1944년 생인걸 감안했을 스탠리가 그를 모델로 토니 스타크를 만든것 같진 않다. 하지만 Oracle이 아이언맨 시리즈의 후원사이며 레리 앨리슨이 2편이 카메오로 출연한 점, 그리고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레리 앨리슨의 외모상 유사점을 봤을 때, 원작의 토니 스타크는 하워드 휴즈를 영화의 토니 스타크는 래리 엘리슨을 차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실제로 래리 엘리슨은 스티브 잡스의 절친으로 그가 애플을 잠시 떠나 있을 때 애플을 적대적 인수해 스티브 잡스를 CEO로 복귀 시킬 계획을 꾸밀 정도로 실리콘 밸리의 악동으로 통한다. Oracle의 기업 공개로 당시 기준 1조원의 자산을 보유하게 된 이 남자는 토니 스타크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사치와 향락을 일삼았다고 한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없이 아이언맨이 성공할 수 있었을까? 원래 이 역을 맡을 사람은 톰 크루즈였다고 한다. 존 파브르가 어떻게 감히 톰 크루즈의 캐스팅을 거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결정은 지난 10년간의 헐리웃 영화 역사상 가장 현명한 판단이었다. 그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데리고 아이언맨1을 촬영, 개봉 첫 주만에 9천9백만 달러를 벌어 들인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승승장구 로얄로드를 걸어왔을 법한 배우로 보이지만 심각한 마약 중독자로 1년동안 교도소 생활을 한 것을 비롯, 자신의 인생에서 1990년대 후반을 완전히 지워버린 배우이기도 하다. 하지만 토니 스타크에게 페퍼가 있었듯이 로버트 다우니 Jr에겐 수잔 다우니가 있었다. 아내의 지극 정성에 힘입어 마침내 아이언맨 슈트를 입고 날아 오르는 로버트 다우니 Jr! 아이언맨은 토니 스타크의 인간 사회 적응기인 동시에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재활기이기도 하다.


감독들, 존 파브르 그리고 해피 호건

아이언맨을 좀 아는 사람이라면 토니 스타크의 기사겸 경호원으로 나오는 '해피'가 아이언맨1, 2의 감독인 존 파브르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몰랐다고?



감독이기 이전에 배우이기도 한 존 파브르는 1편의 분량에 성이 차지 않았는지 2, 3편에 걸쳐 조연 수준의 분량을 확보한다. 웃긴건 3편의 감독이 존 파브르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시리즈의 일관성을 위해서였는지 아니면 애착 때문이었는지 감독직에서 낙마했음에도 흔쾌히 해피 호건으로 변신, 시리즈 중 가장 비중있는 역할을 소화한다. 

사실 3편의 감독 쉐인 블랙을 추천한 것은 존 파브르와 로버트 다우니 Jr라고 한다. 존 파브르가 아이언맨 시리즈를 맡게 된 후 조언을 구하기 위해 처음으로 찾아간 사람이 바로 쉐인 블랙일 정도로 아이언맨 시리즈에 애정이 깊었던 그는 1, 2편 제작 당시 비공식 자문 위원이 되어 영화에 큰 기여를 했다. 그 인연으로 결국 3편의 감독으로 변신, 자신의 필모 그래피 중 가장 화려한 기록이 될 아이언맨3를 만들어 낸다.

쉐인 블랙은 리쎌 웨폰, 마지막 액션 히어로(아놀드 슈왈츠 제네거 출연의 영화로 어린 시절 가장 좋아하던 영화 중 하나!) 등으로 이름을 떨친 시나리오 작가지만 헐리웃 블록 버스터의 연출은 이번이 처음으로 보인다. 2005년 영화 '키스 키스 뱅뱅'이 연출 데뷔작으로 이 영화의 주인공이 바로 로버트 다우니 Jr!

우쨌든 저쨌든 얽히고 얽힌 세 사람은 아이언맨3에서 힘을 합쳤고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냈으며 흥행에도 엄청나게 성공했으니 이것이 바로 진정한 헐리웃 식 해피 엔딩!


스탠 리

미국 만화계의 양대 산맥은 DC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다. DC의 인기 캐릭터로는 슈퍼맨, 배트맨이 있고 마블은 X-Men, 스파이더맨, 아이언맨, 헐크, 캡틴 아메리카, 토르 등 요즘 당신이 보고 있는 모든 히어로는 대부분 마블 코믹스 소속이라고 보면 된다. 70년대 후반에서 90년대까지 워낙에 대단했던 슈퍼맨과 배트맨의 인기 때문에 마블 코믹스는 어깨를 움츠려야 했지만, 발달한 CG 기술과 연달아 성공한 시리즈 덕분에 헐리웃 영화계는 마블 히어로들의 차지가 된다. 이처럼 영화계와 만화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만들어낸 슈퍼 히어로의 아버지가 바로 스탠 리다. 놀라운 사실은 이 백발의 할아버지가 마블 코믹스의 영화 거의 대부분에 카메오로 출연하고 있다는 사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저 태평한 할아버지가,



휴 헤프너를 연상시키는 이 남자가(아이언맨1),


래리킹으로 변신한 이 사람이(아이언맨2), 



바로 모든 히어로들의 아버지 스탠 리다. 

스탠 리의 카메오 출연에 대한 포스트는 이 밖에도 인터넷에 넘치고 넘치니 관심있는 사람은 찾아서 보도록. 


최강으 빌런, 만다린

아이언맨3편은 원작 '익스트리미스' 에피소드에 빌런 '만다린'을 짜깁기한 이야기로 사실 원작의 설정과는 상당히 다른 방향으로 진행된다. 특히 만다린의 경우 마법 반지를 이용한 절대 무적의 마법사로 아이언맨 시리즈의 최강 빌런 중 하나지만 이번 영화에선 그저 짝퉁 캐릭터로 전락하고 만다. 



만다린이 가진 반지의 능력을 대충 요약해 보면, 왼손의 경우


(1) 새끼 손가락: 얼음빔을 쏘거나 공간을 절대 영도로 얼려 가두는 능력

(2) 약지: 타인의 정신을 조종

(3) 중지: 높은 전압의 전기를 발사

(4) 검지: 강력한 적외선 에너지를 불꽃 형태로 발사

(5) 엄지: 하얀 레이저를 발사하며 중력을 조절할 수 있음


로 이미 무시무시한 능력을 발휘하는데 거기에 5개의 오른 손가락이 남아 있으니...


(1) 엄지: 물질의 분자 구조를 재배열 해 새로운 물질을 만들거나 변화 시킴

(2) 검지: 진동, 에너지 파동 등을 일으켜 거대한 폭발을 발생 시킴

(3) 중지: 회오리 바람 공격. 이를 이용해 날아다님

(4) 약지: 분자와 원자의 연결을 파괴해 물질을 붕괴시킴

(5) 새끼 손가락: 블랙홀 생성!


아이언맨 시리즈를 떠나 모든 히어로의 힘을 다 합쳐도 이길 수 있을까 말까한 사기급 캐릭터가 바로 '만다린'의 본모습인 것이다. 아무리 슈퍼 히어로물이기는 하나 그래도 아이언맨은 하이퍼 테크놀로지에 기반한 과학 영화고, 그러다 보니 만다린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는 어려운 점이 있어 이번 시리즈만큼은 어쩔 수 없이 이렇게 된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시리즈 전체에 걸쳐 만다린의 반지가 소개되고 있다는 점(루머), 그리고 차원 이동, 외계인, 신들의 전쟁 등 이미 현실을 안드로메다로 보내버린 어벤져스라는 영화가 있다는걸 감안해 볼 때 만다린의 재등장을 기대해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닐 듯 싶다. 



참고로 만다린의 반지는 그가 영혼의 계곡에서 외계인의 우주선과 시체(용)를 발견하고 명석한 두뇌로 외계어를 독파, 기술을 습득한 뒤 이 역량을 모아 만든 것이며 이렇게 똑똑한 그는 사실 징기스칸의 후예이기까지 하다. -_-; 어쨌든 영화화하기 위해 상당한 각색이 필요한 캐릭터인건 확실하다. 

아래는 아이언맨1에 나왔다고 주장되는 만다린의 반지



아래는 아이언맨2



내 보기엔 만다린의 반지와 외관상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지만...



어쨌든 마블 코믹스 쪽도 자기 시리즈 최강의 빌런 중 하나를 이런 식으로 썩힐 수는 없을 테니 앞으로 족족 나올 속편들을 기대해 보자.


보너스 영상, The End?

마블 코믹스의 영화들은 엔딩 크레딧이 끝나고 난 뒤 보너스 영상이 나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중 아이언맨과 어벤져스 토르의 보너스 영상은 아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는데, 아이언맨1에서는 닉 퓨리가 나와 '어벤져스'에 대한 떡밥을 흘려주고 아이언맨2에선 토르의 거대 망치가 등장하고 토르에선 어벤져스의 핵심 줄거리를 암시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 어벤져스는 아마도 토르의 다음 상대가 될 최강의 신 '데쓰'를 언급한다. 아무튼 중요한건 이 시리즈들이 엄청난 연관성을 갖고 있다는건데 아이언맨3의 경우 독특하게도 이 같은 일관성이 파괴된다. 



아이언맨은 정말 이번 시리즈를 마지막으로 잠정 중단 되는걸까? 보너스 영상에 등장하는 인물이 헐크, 브루스 배너 박사인걸 보면 그동안 삐그덕 대던 헐크 시리즈가 되돌아온다는 걸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인크레더블 헐크의 보너스 영상은 토니 스타크가 썬더볼트 장군을 찾아가 함께 '헐크를 잡자'고 제안하는 것이다. 인크레더블 헐크의 후속작이 이 이야기대로 간다면 어벤져스2가 상당히 애매해지니 그 개봉 시점은 적어도 어벤져스2 이후에라야 가능할 것이다. 정말 먼 이후의 얘기란 말이지.

한편, 브루스 배너의 '난 그런 의사가 아니야'라는 대사가 다른 의사를 암시하며 그건 마블 코믹스의 또 다른 히어로 '닥터 스트레인지'라고 주장하는 글들이 있는데, 닥터 스트레인지는 설정상 외과 의사지 정신과 의사는 아니다. 하지만 어벤져스의 보너스 영상에 '데쓰'가 언급되고 '닥터 스트레인지'가 '데쓰'와 대항한 적이 있는 것을 감안하면 완전히 뜬 얘기는 아닐 수도 있다. 현재 '닥터 스트레인지'는 2015년에서 2016년을 예상 개봉일로 잡고 열심히 준비 중이다. 


닥터 스트레인지는 만다린 따위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대 마법사이며 차원이동, 투명화, 심지어 부활까지 하는 창조주급 히어로다. 그러니 최강 신 '데쓰'와 대항을...


이 보너스 영상의 의미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는 나도 참 애매하다. 하지만 로버트 다우니 Jr의 계약이 아이언맨3편을 마지막으로 종료됐다는 점을 생각할 때, 순수한 보너스 영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영상이 추가 내용을 암시 할 수 없게끔 확실한 선을 긋고 있다는 점도 근거중 하나다. 


마무리

난 어릴 때 부터 방대한 스케일이나 꽉 짜인 이야기 보다는 캐릭터에 끌렸다. 삼국지보다 수호지를 좋아한 이유는 수호지의 108  캐릭터들이 훨씬 개성있었기 때문이다. 또 나는 항상 악어와 하마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 코끼리와 코뿔소가 싸우면 누가 이길지 궁금해 하는 사내아이였다. 

그런 나에게 마블 유니버스는 모든 지적(누가 이길 것이냐?) 감성적(나는 마법을 부려요, 나는 하늘을 날죠) 욕망이 녹아있는 이드이자 총천연색 상상력이 만개하는 꽃동산이었다. 사람들을 만나 얽히고 설킨 설정을 얘기하고 보너스 영상의 의미를 설명하면 지루해하거나 날 한심한 눈으로 보기 일쑤다.

아이언맨을 정리하는 건 마블 유니버스에 대한 내 충성도의 시험이자 로버트 다우니 Jr에게 바치는 헌사였다. 난 마블을 좋아하고 아이언맨을 사랑하며 로버트 다우니 Jr를 존경한다. 앞으로도 이 시리즈가 계속 됐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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