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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만화, 다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 - 1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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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마음을 뜨겁게 달구는 만화, 다케히코 이노우에의 슬램덩크 - 1편

WiredHusky 2010. 8. 26. 12:00


가장 좋아하는 만화가가 누구냐는 질문을 한다면 '아다치 미츠루'라고 답하겠다. 그러나 어떤 만화를 제일 좋아하냐고 묻는다면 주저없이 '슬램덩크'라고 말하겠다.

슬램덩크는 1990년부터 1996년까지 7년간 연재된 전설적인 농구 만화다. 당시에 소년 주간 만화 잡지로는 '아이큐 점프'와 '소년 챔프'가 있었는데 점프의 간판 만화가 '드래곤볼'이었고 챔프의 대항마가 바로 '슬램덩크'였다. 

그 당시의 인기로만 따지면 슬램덩크는 드래곤볼의 아성을 꺽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것은 슬램덩크의 수준이 그 만큼 높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소년 만화라는게 그렇지 않나? 복잡한게 필요 없다. 나쁘지만 강한놈을 착하지만 약했던 주인공이 숱한 수련을 통해 물리치면 흥미진진 땀이 흠뻑, 용솟음 치는 혈기에 소년의 두 주먹은 불끈 쥐어졌던 것이다. 심지어 그 당시 유아들의 로망이 샤이어인으로 태어나는 것이었으니 슬램덩크가 드래곤볼의 벽을 넘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난 무엇보다도 손오공의 저 헤어 스타일을 너무나 따라하고 싶었다>


하지만 Teen Ager도 어느새 후반. 중학생, 고등학생 그리고 대학생이 될 때쯤엔 쌉싸름한 인생의 맛을 알게 된다. 사는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열심히만 해선 인정받지 못 한다는 것을 경험한다. 사람이 못난 사람과 잘난 사람으로 구분된다는 것도 점점 또렷히 느끼기 시작한다. 슬램덩크의 진가를 알게 되는 것이 바로 이 때다.  

드래곤볼의 뒤에 꽂혀 있던 먼지 쌓인 책을 꺼내들고 두번, 세번 같은 장면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보고서야 비로소, 정대만이 '담배는 피지 않았는데...'라며 울었던 이유가 무엇인지 채치수가 어떻게 '덩치만 큰 센터'라는 모욕을 참았는지 왜 왼손은 그저 거들기만 해야되는지 이해되기 시작 한다.  

세상엔 때가 되지 않으면 결코 깨달을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타케히코 이노우에가 그려낸 이 불후의 명작도 바로 그런 것 이었다. 


              
                <'최고'라는 수식어로는 그 맛의 10%도 표현할 수 없는 불후의 명작>


슬램덩크는 단행본으로 31권(완전판 24권), 연재 기간은 7년이었다. 하지만 극중 시간은 고작 4개월 정도. 매니저로 나오는 한나는 이렇게 말했다. 강백호가 부상으로 쓰러 졌을 때, '빠르게 익힌 만큼 빠르게 잊혀질지 몰라. 이 4개월이 마치 꿈이었던 것처럼' 이라고. 한나의 대사처럼 풋내기 강백호는 4개월 만에 북산의 미라클로 급성장 한다.  

타케히코 이노우에는 강백호의 동물적 운동 능력을 작품 곳곳에 드러내며 그의 비현실적 성장을 변호하지만 여기에는 강백호가 남들과는 다른 특별한 인간이라는 것을 설명하려는 의도는 없다. 단지 그건 만화적 재미를 더하기 위한 요소일 뿐이다.  

역사의 주인공들도 알에서 태어나거나 바다를 가르는 능력을 타고났는데 하물며 만화의 주인공이야 오죽하겠는가. 따라서 강백호의 성장에는 뭔가 다른 메시지와 원인이 있다고 봐야 한다. 나는 그것을 다음 세 가지라고 생각한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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