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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기원 본문
광자의 이중슬릿 실험이 밝혀낸 양자의 이중성은 양자역학을 난해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이 실험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인 양자가 관측 행위의 여부에 따라 입자 혹은 파동으로 존재한다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다. 이 결과는 아무리 읽어도 읽어도 놀라워서 도대체 어떻게 이게 가능한 거지?라는 의문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오늘 소개할 실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파인먼의 지도 교수이기도 했던 존 아치몬드 휠러는 맨해튼 프로젝트에 합류하기 전 닐스 보어와 함께 핵분열을 연구했고, 1950년대에는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 이론을 집중적으로 연구했다. 1970년대 말에 휠러는 아주 창의적인 사고실험을 고안했다.
"이 실험은 관측자의 행위가 아주 미묘한 과정을 거쳐 머나먼 과거까지 도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p.331)
이중슬릿 실험이 밝혀낸 핵심은 슬릿 근처에 광자가 둘 중 어느 쪽을 통과했는지 확인하는 장치를 설치하면 광자의 파동성이 붕괴하고 이후로는 입자로 행동한다는 점이다. 휠러의 사고 실험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간다. 감지 장치를 슬릿 근처가 아니라 광자의 간섭무늬가 새겨지는 스크린 근처에 설치하는 것이다. 휠러는 스크린을 블라인드로 교체하고 그 뒤쪽에 슬릿을 바라보는 방향으로 두 개의 감지기를 설치했다. 이 상태에서 블라인드를 닫으면 실험은 평범한 이중슬릿 실험과 동일한 환경이 된다. 그러니까 하나의 광자를 쏘아 보냈을 때 블라인드가 닫혀있다면 광자는 파동처럼 거동해 간섭문의가 나타날 것이고, 블라인드를 열면 감지기가 광자를 관측했기 때문에 간섭무늬는 생기지 않을 것이다.
진짜는 지금부터다. 만약 광자가 슬릿을 통과하는 순간 블라인드를 급하게 열면 어떤 현상이 발생할까? 슬릿 2개를 파동으로 통과하여 유유히 행진하던 광자가 당황하여 미처 입자로 변하지 못한 채 계속 파동을 유지할까? 아니면 재빠르게 입자로 바뀔까? 휠러의 사고 실험은 단순한 '사고'에 머물지 않았다. 1984년 메릴랜드대학교의 실험물리학자들이 초고속으로 작동하는 최첨단 블라인드를 만들어준 것이다. 결과는?
"광자는 전혀 당황하지 않고 상황에 맞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양자역학에서 관측되지 않은 과거는 가능성의 스펙트럼인 '파동함수'로 존재하기 때문이다. (중략) 광자의 파동함수도 관측되었을 때에만 명확한 현실로 나타난다."(p.337)
실험을 좀 더 풀어보자. 이중슬릿을 통과하는 시점에서 1개의 광자는 반드시 파동의 형태로, 그러니까 분신술을 발휘해 2개의 파동으로 갈라져 지나가야 한다. 광자 입장에선 나중에 블라인드가 열릴지 말지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지막 순간에 블라인드를 열어버리면 광자는 애초부터 둘 중 하나의 슬릿을 선택해 통과한 것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버린다. 현재의 관측 행위가, 슬릿을 통과하는 시점까지 거슬러 올라가, 과거를 바꿔버린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현재가 과거의 결과라고 생각하는 데 익숙하다. 이것이 바로 인간의 사고를 지배하는 인과론이다. 하지만 휠러의 실험이 밝혀낸 사실은, 과거가 현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현재가 과거를 확정한다는 점이다.
당신은 이 사실이 믿어지는가? 나는 같은 페이지를 몇 십번 다시 읽으면서도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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