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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만의 여섯가지 물리이야기 본문
1960년대 초 파인만은 칼텍의 1~2학년 학부생들에게 물리학 강의를 해달라는 요청을 받는다. 이른바 '물리학의 정석'을 이제 갓 입학한 신입생들에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강좌의 수강생은 180명이었고 일주일에 두 번 진행했다. 대형 강의실에 모여 수업을 한 뒤 15~20명의 소그룹을 이뤄 조교의 지도하에 토론하는 시간도 있었다. 실습은 매주 한 번이었다. 강의의 목적은 당연히 신입생들에게 물리학의 재미를 알려줌으로써 그 관심이 꾸준히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그런 경험이 있지 않나. 정말 사랑해서, 열심히 배우기 위해 대학에 왔는데 내용은 너무 어렵고, 교수는 우리가 이미 다 아는 것처럼 강의를 하고, 실생활과는 아무런 연결도 없는 순수한 이론 덩어리들을 주입받으면서 느끼는 소외감. 파인만은 이 강의가 '목적 없이 끌려가는 수업'이 되지 않도록 신경을 썼다.
파인만은 강의의 목적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는 어떤 어려운 개념이라도 쉽게 풀어내는 능력이 있었다. 유머와 위트는 청량감을 더해 무게를 더는 핵심 소스였다. 언제나 신선한 방식으로 문제에 접근하는 그의 태도는 학생들로 하여금 내용 그 자체뿐만이 아니라, 문제를 풀어가는 방식까지 배우게 했다.
이 전설의 강의는 총 52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파인만의 여섯 가지 물리 이야기>는 그중 수식이 적고 내용이 쉬운 것을 6개만 추려 담은 책이다. 내용이 '비교적' 쉬운 것이지 마냥 쉬운 건 절대 아니다. 차 한 잔을 마시며 소파에 앉아 가볍게 읽는 건 불가능하다. 말만 물리 이야기지 그냥 물리다.
파인만 자신도 이 강의의 성과에 대해 회의적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학부생의 입장에서 볼 때는 결코 훌륭한 강의가 아니었을 것이다. 특히 학생들이 제출한 시험답안지를 볼 때, 아무래도 이 강의는 실패작인 것 같다. (중략) 강의실에 들어왔던 동료 교수들의 말에 의하면, (중략) 끝까지 흥미를 잃지 않은 학생이 10~20명 정도 있었다고 한다. (p.33)
무려 '칼텍'의 수재 중에서도 5~10% 되는 최상위 학생들만 이해할 수 있었던 수업을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어떻게 흡수할 수 있겠는가! 이 강의는 오히려 동료 교수들과 대학원생에게 더 큰 사랑을 받았던 것 같다. 읽고 또 읽으면 언젠가 이 여섯 가지 물리 수업도 이야기처럼 느껴질 때가 올 수 있을까? 그래도 문제에 접근하는 파인만의 방식은 충분히 곱씹을만하다. 아주 단순한 사실에서 출발해 법칙을 빌드업한 뒤 현상을 해석하는 능력. 이런 지능을 갖출 수 있다면 세상 무서울 게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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