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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조 본문
<2인조>는 어처구니없을 정도로 구성이 엉성한 소설이다. 대도의 완벽한 사기극을 기대했건만 '2인조'는 잡법이라고 보기에도 한참이 모자란 얼빵이 들이었다. 너무 황당해 화도 안 난다. 3, 7, 12, 19, 28, 이런 식으로 페이지를 건너뛰어 읽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헐겁다. 다음에 읽은 <홍학의 자리>가 아니었다면 정해연을 다시 읽을 일은 영영 없었을 것이다.
<2인조>는 교도소에서 만난 잡범 2명이 인생을 역전시킬 큰 건을 만들기 위해 다시 뭉치면서 시작한다. 하나는 사기, 다른 하나는 절도, 둘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성을 갖췄기에 합이 잘 맞을 거라 생각했다. 출소 후 둘은 최근 재개발로 뭉칫돈이 쏟아져 들어오는 신도시로 향한다.
건수를 물색하던 두 사람은 한 노인을 차로 치는 교통사고를 내버린다. 훔친 차에 갓 출소한 두 사람. 일이 꼬이지 않길 간절히 바랐던 두 사람은 노인이 하자는 대로 이끌려 말도 안 되는 부탁을 들어주게 된다. 물론 두 사람에게도 속셈은 있었다. 얼떨결에 따라 들어간 노인의 집은 번드르르했고 착수금을 꺼내준 금고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금은보화 앞에서 세 사람의 치졸한 수싸움이 시작된다.
이후의 이야기들은 반전에 반전에 반전에 반전이 거듭되지만, 전율이 인다거나, 폐부를 찌르지 않고 난데없이 떠올라 누더기처럼 엮인다. 그 사이로 알맹이들이 빠지고 나면 남는 건 말짱 꽝. <2인조>는 장르 소설이다. 이런 책을 중점적으로 다루는 임프린트다. 오마카세에서 김치를 달라고 할 수 없듯이 라면집에서 와사비를 달라고 할 수는 없다. 서로 다른 것이고, 우열은 없다. 그래도 뭔가 아쉬운 건 사실이다.
소설이 짧은 건 대단한 미덕이다. 술잔이 식기 전에 화웅의 머리를 들고 온 관우의 마음을 느껴보고 싶은 독자라면, 어디 한 번 츄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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