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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PXsociety
당신의 꿈은 우연이 아니다 본문
우리 신체에서 가장 신비로운 기관을 꼽으라면 뇌일 것이고 뇌의 동작 중 가장 신비한 걸 꼽으라면 아마 꿈일 것이다. 꿈은 우리 무의식에 숨은 욕망을 드러내거나, 낮동안 경험한 감정적 상처를 되풀이하거나, 심지어 미래를 예지 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꿈의 원인은 이 모두일 수도 있고 이 중 어느 것도 아닐 수 있다. 확언할 수 없는 이유는 이 연구의 역사가 놀라울 정도로 짧기 때문이다. 프로이트가 촉발한 꿈의 해석은, 1970년대에 등장한 '활성화-통합 가설'이 꿈은 단지 뇌에서 무작위적으로 만들어진 자동발화 전기 신호를 무의미하게 반영하는 현상일 뿐이라는 주장을 펼치며 다시 수면 속으로 잦아들었다.
21세기의 최신 연구는 꿈이 '근심과 불안을 시뮬레이션하고 중요한 경험을 장기 기억으로 넘기기 위한 재생 및 인출 과정'이라는 가설을 제시하며 그 원인과 기능을 밝혀나가고 있다. 저자들은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꿈의 기능을 '가능성 이해를 위한 네트워크 탐색 모델'로 정의한다. 이 책은 이 모델의 작동 방식을 상세히 기술하면서 인간에게 꿈이 왜 필요한지, 꿈은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어떤 의미를 갖는지, 왜 꿈을 꾸는지에 대해 답변한다.
가능성 이해를 위한 네트워크 탐색! 원문은 Network Exploration to Understanding Possibilities인데 앞 글자만을 따서 넥스트업이라 부른다. 네트워크 탐색까지는 이해가 되는데 가능성 이해라는 건 도대체 무슨 말인가? 쉽게 브레인스토밍 같은 걸 떠올리면 된다. 꿈을 꿀 때 뇌는 평소라면 전혀 가치가 없다고 여기는 발상에 더 높은 점수를 준다. 여행용 캐리어를 혁신하라는 주제가 주어지면 낮의 뇌는 수납이 쉬운, 더 많은 담는, 깨지지 않는 캐리어 같은 개념을 떠올리지만 밤의 뇌는 공항 로비에서 타고 다닐 수 있는 전동 캐리어라든가, 자동으로 나를 따라다니는 캐리어 같은 아이디어를 만들어낸다. 가능성 이해란 이처럼 사실, 개념, 사물 또는 그것의 속성을 다른 것들과 연결, 대체, 혼합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따져보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인간은 통찰을 발휘하고 창의적 발상이 가능해진다.
이론은 그럴싸하다. 하지만 꿈의 가치를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넥스트업 모델대로 꿈이 기능한다면 우리는 모두 엄청나게 창의적인 인간이 됐을 것이다. 기억을 하지 못할 뿐 꿈을 꾸지 않는 인간은 없으며 하룻밤 동안에만 수십 개를 꿀 수도 있기 때문이다. 넥스트업은 꿈의 효능이 그것을 기억하는 것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한다. 자는 동안 의식하지 못해도 꿈의 도움을 받아 기억 네트워크가 자동 업데이트 됐기 때문이다. 내가 언제, 어떤 버튼을 눌러 휴대폰 OS를 업데이트했는지 기억 못 해도 OS가 업데이트된 사실이 바뀌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다.
넥스트업을 옹호하려면 이런 가설을 제시해야 한다. 아주아주 유용하고 위대한 발견은 애초에 발생할 확률이 엄청나게 낮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평생 수많은 조합을 무작위적으로, 아무리 많이 만들어낸다 해도, 유용한 가치가 발생할 낮은 확률을 곱하고 나면 0에 수렴한다는 것이다.
위인들의 생애를 돌아보면 꿈이 많았다기보다는, 확실히 컸다. 그런데 꿈이 어떻게 커질 수 있을까? 아마 그 꿈이 담겨있는 뇌신경이 지속적으로 활성화됐기 때문일 것이다. 넥스트업 가설이 맞다면 자나 깨나 한 가지 생각에 골몰하는 사람들의 꿈은 확실히 커질 수 있다. 잊지 말아야 할 건 꿈의 재료가 현실의 경험이라는 것이다. 최대한 많이 자서, 많은 꿈을 꿔야겠다고 생각하면, 대단히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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