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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누가 토니 스타크를 모함하는가 - 아이언맨 2

WiredHusky 2010. 8. 3. 17:35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아이언맨2가 개봉하자 마자 속속 재미없다는 혹평이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문화 컨텐츠는 자고로 직접 보고 판단해야 하는 법. 그래서 지난 주말 때늦은 관람을 하게 됐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에 대한 세간의 평가가 잘못됐다는 걸 깨닫는데는 10분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비행씬, 신상품 파워슈트와 판타스틱 가젯(gadget), 특히 들고다니던 가방이 아이언맨 파워슈트로 변하는 걸 보면서 '아 저런거 나도 하나 있었으면'하고 생각한 건 저 뿐만이 아니었을 겁니다.  

게다가 로맨틱 코미디를 방불케 하는 토니 스타크와 페퍼 포츠의 줄다리기, 상황과 대사로 웃기는 전작의 코미디 유전자까지 고스란히 물려받았 더군요! 도대체 누가 토니 스타크를 모함한 겁니까?

물론 재미없다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알 것 같습니다. 바로 그런거 말이죠. 슝슝하고 쿵쾅쿵쾅 이리 번쩍 저리 번쩍 정신 없이 몰입하다 보니 어느새 2시간이 훌쩍 지나고 엔딩 크레딧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박차고 나가 쉴새없이 본 장면을 되풀이하게 만드는 그런 거 말입니다. 한 마디로 스펙타클이 부족했다고 하면 좀 쉬운말이 될런지요.  

하지만 한가지 아셔야 할 게 있습니다. 아이언맨은 첫 편 부터 스펙타클한 영화가 아니었습니다.  

1편의 Main Plot은 토니 스타크가 파워 슈트를 완성해나가는 드라마였습니다. 거침없이 악당을 쳐부수는 논스톱 익스프레스 슈퍼 액션이 아니었다는 말입니다.  

아무래도 수상해서 검색을 해봤더니 역시나 '존 파브로', 이 감독의 전공은 액션이 아니라 코미디 였습니다. 이제야 아시겠죠? 보통의 슈퍼 히어로물에서 볼 수 없었던 유쾌한 분위기와 토니 스타크, 로즈 대령의 잔잔한 코미디 연기는 모두 이 사람 덕분이었던 것 입니다.

 

[운전사로 출연한 이 아저씨가 바로 아이언맨의 감독 존파브로에요]

물론 아이언맨2를 보고 완전히 만족한건 아닙니다. 1편을 봤을 때 분명 2편에서는 좀 더 확실한 액션이 나올걸 기대했으니까요. 그리고 솔직히 고백하면 이 영화는 좀 지루한 면이 있습니다. 그건 바로 플롯 구성의 문제였는데요 지금부터 그 문제점을 살펴보겠습니다.  

아이언맨2는 크게 5개의 플롯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째 팔라듐에 중독된 토니 스타크 
둘째 소형 아크 원자로 개발에 성공한 이반과 그의 복수 
셋째 비밀 집단 '쉴드'의 실체와 목표 
넷째 탈취된 워머쉰과 아이언맨과의 갈등(토니 스타크와 로즈와의 갈등) 
다섯째 페퍼 포츠와 토니 스타크의 연애 이야기 

이 중 가장 중요한 플롯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 첫째와 둘째 입니다. 나머지는 여기에 양념을 더하고 완급을 조절하기 위한 Sub Plot일 뿐입니다. 하지만 아이언맨2는 이 다섯개의 Plot을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렇다 보니 정작 중요한 Plot을 다룰 시간이 충분치 않았습니다. 특히 클라이막스였던 두 이야기-팔라듐 중독, 이반과의 대결-가 충분히 고조되지 않은 채 급작스레 마무리된 것은 정말 문제였습니다.  

아무래도 존 파브로는 차기작 Avengers에 대한 떡밥을 흘리고 다니느라 정작 큰 물고기를 놓친 듯 보입니다. 1편에서 딱 한 씬(Credit이 전부 올라가고 난 뒤에 나옴)에 등장했던 쉴드의 수장 닉 퓨리가 전면에 등장하는가 하면 영화의 끝부분에는 대놓고Avengers를 언급합니다.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팔라듐 대체 물질을 생성해낼 때 토니 스타크가 평행을 잡는다고 썻던 받침이 있지 않았습니까? 이게 바로 그 유명한 '캡틴 아메리카'의 방패입니다. Marvel Comics의 최고 인기작이며 미국의 영원한 수호자였고 Avengers의 리더였던 '캡틴 아메리카'. 미국의 수호자 답게 그는 방패를 무기로 사용하는데요 네, 밑에 깔렸던 그게 바로 이 방패의 프로토타입 이었습니다.   

 

[미국의 수호자 Captain America. 옛날에 오락실 게임으로도 있었어요]

이게 전부가 아닙니다. 영화 중간에 토니 스타크를 감시하던 쉴드의 요원 콜슨이 멕시코에 일이 생겼다며 출장을 가지 않습니까? Credit이 끝나고 나오는 보너스 컷은 거기서 무슨일이 생겼는지 보여주는데요 벌판에는 거대한 운석 구덩이가 있고 그 중간에 의미심장한 물건이 하나 놓여 있었습니다.  

네, 그것은 바로 망치 '묠니르', 아스가르드 신들의 왕 오딘의 아들이며 그들 중 가장 힘이 셌다는 천둥의 신 토르(Thor)의 무기였습니다.  

아이언맨2를 재밌었다고 생각하는건 사실 영화 자체의 이야기보다 이런 후속작에 대한 설레임이 투영된 탓도 있을 겁니다. 그래서 2편의 재미가 기대보다 못했다는 사실에는 어느정도 동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작정 실망하지는 맙시다. 2편이 다소 산만하게 진행된 탓에 몇 가지 복잡한 문제들을 동시에 해치워 버렸으니까요.  

3편에서는 보다 확실히 아이언맨 자체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니 우리가 할일은 Opening 경기인 토르, 캡틴 아메리카, Avengers를 관람하며 조용히, 아이언맨 3편을 기다리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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