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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_둠둠둠 우우~ 둠둠둠

WiredHusky 2014. 1. 24. 19:32






재미있는 영화를 고르는 법


사람들은 자기가 아는 배우가 나와야 재미있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다. 재미 있는 영화는 감독에서 나온다. 감독 말이다. 감독!


마틴 스콜세지로 말할 것 같으면 <택시 드라이버>와 <분노의 주먹>의 감독이자 <컬러 오브 머니>, <케이프 피어>의 연출자이며 <좋은 친구들>, <갱스 오브 뉴욕>, <셔터 아일랜드>, <디 파티트>, <노 디렉션 홈>의 디렉터다.


누군지 몰라요? 그냥 보지 마세요.


아니야! 들어봐. 마틴 스콜세지로 말할 것 같으면 갱스터 무비의 아버지이자 스릴러 영화의 어머니며 다큐멘터리 영화의 삼촌이고 블루스 음악의 동네형...


미안합니다. 마틴 스콜세지는 그냥 영화를 잘 찍어요. 처음부터 잘 찍었어요. 태어나자마자 그랬다구요. 그러니까 극장에 갔는데 마틴 스콜세지가 만든 영화가 있다고 칩시다. 그럼 그냥 보세요. 옆에 놈이 왜 이런 영화를 봐?라고 하면 이렇게 말하세요. 


멍청아! 이거 마틴 스콜세지야. 마틴 스콜세지라고!






전설의 마틴 스콜세지


태내에 있는 10개월 동안 172개의 박사 학위를 소지한 27명의 교수, 끝없이 재생되는 35mm 필름, 1나노미터에서 1억 광년의 촛점 거리를 가진 렌즈셋을 갖춘 'The University of 자궁'에서 영화 연출 과정을 수료 1942년 11월 17일에 자궁 밖으로 나온 마틴 스콜세지는 한국 나이로 올해 일흔 셋이다.


73!


그는 뉴욕 대학에서 영문학 학사와 영화학 석사를 땄지만 정작 본인은 사제가 되고 싶었다. 본디 재능이란 그걸 가진 사람에겐 하찮아 보이지만 갖지 못한 자에겐 천금처럼 귀한 법이다. 마틴 스콜세지의 지도 교수 헤이그 마누기안은 그에게서 천금을 보았다. 헤이그 마누기안은 마틴 스콜세지가 사제가 됐을 때 미국 영화 산업이 입을 심각한 손실을 우려했고 최선을 다해 마틴을 설득했다. 설득은 통했다. 1976년 <택시 드라이버>로 대가의 자질을 보인 마틴 스콜세지는 이후 37년 동안 숱한 히트작을 뿌려대며 전설의 마틴이 된다



노인이 만든 영화는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지 모르겠지만 노인이 만든 영화는 있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는 73세의 노인이 만들었다고 하기엔 믿기지 않을 정도로 감각적이고 쿨하다. 매 장면은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돈지랄과 마약과 섹스, ctrl c ctrl v Oops!


로 넘쳐 흐르는데 마치 마약을 먹고 촬영 감독과 섹스를 하며 돈을 뿌려댄(촬영은 돈이다) 영화 같다. 마틴 스콜세지는 약에 취해 흥청망청 돈을 뿌려대는 조던 벨포트처럼 이야기를 남발한다. 남발된 이야기들은 마약 투여로 연행되는 범법자처럼 줄줄이 늘어서 179분의 런닝 타임을 만든다.



179분의 영화


극장에 가기전 당신은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가 3시간 짜리 영화라는 걸 알아야 한다. 


3시간이다!


그 <아바타>도 162분 밖에 안했다. 거기엔 하늘을 뒤덮는 우주선과 울긋불긋 기기괴괴한 생명체들이 있었다. 이 영화에선 고작 180cm 남짓의 단백질 덩어리에 매끈매끈한 흰색 가죽을 덮은 생명체가 시속 4km 내지 8km로 걷거나 뛰어다닐 뿐이다. 보는 내내 지루할 새가 없었다고 하는 사람은 대체로 거짓말쟁이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일반 관객의 50%는 이 영화를 개같다고 할 것이며 20%는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볼걸'이라고 말할 것이다. 대체로 완곡한 평을 할 나머지 20%를 제외하고 나면 고작 10% 정도만이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를 진짜 죽이는 영화라고 말할 것이다.


나는 마지막 10%에 속하는 남자다.






무엇이 마지막 10%를 매료시켰나


마틴 스콜세지를 아는 사람이라면 그가 영화 감독이면서 동시에 음악의 대가라는 사실을 알 것이다. 그렇다. 그는 <조지 해리슨>과 <샤인 어 라이트>와 <노 디렉션 홈: 밥 딜런>의 감독이자 <더 블루스>의 제작자였던 것이다.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는 블루스에서 힙합까지 거의 모든 장르를 망라한 명곡들이 스피커를 뛰쳐나와 극장 안을 미친듯이 뛰어다닌다. 거기에 빠져 수영을 해도 좋을 만큼 음악이 풍년이다. 


디카프리오의 명연기를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됐어. 그만해. 디카프리오는 원래 잘했어. 특별한 게 있다면 그저 망가지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을 뿐이지. 하지만 이 정도 배우가 이런 대가와 작업을 하는 데 그 정도 망가지는 건 그리 대수로운 게 아니야.


극장에 있는 동안 웬지 불편하고 역겹고 더럽고 '내가 여기 왜 왔지?', '내가 이걸 왜 보자고 했지?'라는 생각이 우유를 먹은 뒤 아랫배에 에어컨을 쐬서 터지는 설사처럼 몰려온다면 이 모든 게 '실화'라는 사실을 기억해라. 당신이 보고 있는 영화는 어느 마약쟁이의 섹스판타지가 아니라 '실제로 벌어진 일'들이다. 이것이 바로 한 번 사는 인생 대차게 살아보겠다고 떠들어대는 당신과 매주 로또 한 방만 터지라고 주문을 외는 우리들이 매일 매일 꿈꿔왔던 삶인 것이다. 그리고 바로 여기, 마틴 스콜세지의 노림수가 있다.



더 울프


하나만 묻자. 조던 벨포트의 삶이 역겨운가? 아니, 당신들 모두 부자가 되고 싶잖아!


조던 벨포트의 범죄 행위를 열심히 쫓던 FBI 요원 던햄이 결국 그를 감옥에 넣은 뒤 지하철을 타고 가는 장면은 꽤 인상적이다. 이 장면은 조던 벨포트가 잡혔다는 신문 기사로 시작한다. 그리고 신문을 접은 던햄의 얼굴이 나타난다. 던햄의 앞에는 가난해 보이는 아시아계 노부부가 앉아 있다. 그리고 다시 던햄의 표정이다. 우리는 던햄의 표정에서 뭔가 석연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조던 벨포트는 정말 늑대였을까?


조던 벨포트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는 전철에 앉아 있는 노부부만큼이나 가난했고 그를 체포한 던햄만큼 자기 일에 충실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몇년 뒤 큰 돈을 벌자 사람들은 조던 벨포트가 숭고한 체제와 양같이 선량한 사람들을 유린하는 늑대라고 생각한다. 늑대는 결국 덫에 걸려 다리를 절둑이며 울타리 밖으로 쫓겨난다. 


늑대가 돌아오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월가의 늑대는 이제 세일즈 컨설턴트로 변신해 수 많은 청중을 몰고다닌다. 순진한 눈망울을 굴리는 양떼 앞에서 늑대는 '세일즈란 무엇인가'에 대해 강의한다. 순간 카메라는 위치를 바꿔 늑대를 바라보는 양떼를 비추는데, 놀랍게도 거기 앉아 있는 건 양이 아니라 양의 탈을 쓴 늑대였다.


조던 벨포트는 늑대였다. 그러나 늑대였기 때문에 쫓겨난 게 아니다. 그는 조심스럽지 못해 쫓겨났다. 자신의 탈이 벗겨진지도 모른 채 신나게 춤을 췄던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의 참상과 나치의 만행을 목격한 유태인 철학자 한나 아렌트는 '악은 평범함 속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그녀는 틀렸다. 악은 평범함 속에서 나오지 않는다. 악은 평범함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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