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dPXsociety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_무엇이 다를까요? 본문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_무엇이 다를까요?

WiredHusky 2018. 5. 27. 11:15





사람들은 소수의 천재가 세계를 이끌어나간다는 신화를 참 좋아하는 것 같다. 이 세상의 복잡하고 괴로운 문제들을 한 방에 해결하는 천재가 나타나길 기대하기도 하고. 그래서 서번트 증후군이라든가 최연소 나사 연구원이 된 천재 소년, 셜록같은 초천재들은 언제나 사람들을 열광시킨다. 최근에는 이런 천재들을 한데 모으면 어떻게 될까? 라는 의문을 엔터테인먼트로 포장한 이야기들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나도 광팬 중 하나다). 그런데, 정말로 이런 천재들을 한 팀으로 묶으면 우주를 파괴하려는 신의 손에서 세상을 구하는 일도 가능할까?


팀의 능력은 결코 개개인 능력의 합이 아니다. 팀은, 그 자체가 살아있는 생물과 같아 저마다의 능력과 개성을 갖는다. 어떤 팀은 개개인의 능력에 마이너스를 가하는가 하면 어떤 팀은 각자의 능력을 곱하기도 하고 또 어떤 팀은 구성원들이 어떠한 결과물을 창조해도 거기에 0을 곱해 결국엔 모든 것을 꽝으로 만들기도 한다(한 명의 또라이가 어떻게 팀을 망치는지 떠올려보자). 그렇다면 최고의 팀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걸까? 이 책은 그 방법이 결국 '우리는 하나'라는 생각을 구성원들의 마음 속에 어떻게 뿌리내리게 하느냐 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아래와 같은 방법을 제시한다.


생각해보라. 식물이고 동물이고 사람이고 결국은 앉을 자리가 있어야 다리를 뻗는 법이다. 이곳이 내가 속할만한 곳인가? 이곳은 나를 보호해줄 수 있는 곳인가? 사람들은 집단에 속하는 순간 본능적으로 이런 판단을 내린다. 그런 판단에 Yes라는 신호를 줄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소통이다. 소개팅을 떠올려보자. 비록 첫인상은 나빴지만 앉아서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의외로 말이 통한다. 말이 통하니 두번, 세번 만나게 되고 어느덧 나빴던 첫인상은 편견에서 기인한 것임을 깨닫는다. 두 사람은 연인이 된다. 소속감이란 구성원간의 신뢰에서 나오고 신뢰는 지속 가능한 관계에서 형성되며 지속 가능한 관계는 결국 말이 통하는 사이에서만 가능하다는 걸 명심하자.


한편 좋은 말만 하는것, 서로의 비위를 맞추는 게 소통은 아니다. 소통은 한치의 거짓도 없이 솔직하게 진행됐을 때 가장 큰 힘을 발휘한다. 당신의 능력은 출중하지만 내부 사정에 의해 이번 채용은 어렵게 됐다는 채용 거절 메일의 문구를 보자. WTF!! 내가 떨어진 이유에 대해서 솔직하게 밝히는 거절 메일이 온다면 어떨까? 나의 문제점을 세세하게 까발리는 그 메일이 원망스러울까? 나라면 엄청 고마울 것 같다.


물론 비판을 다루는 데는 세심함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건, 무엇보다 상호 비판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더들이 자주 하는 말, 어떻게 생각하는지 자유롭게 말해보세요. 이때 정말로 자유롭게 말하는 사람을 본 적 있는가? 자유롭게 말해봐 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 자체가 사실은 이 팀이 얼마나 자유롭지 못한지를 증명하는 것이다. 이른바 피드백이라는 이름으로 내려지는 리더들의 일방적 비판은 소통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만약 당신이 리더라면 이거 한가지만 기억하자. 당신의 역할은 듣는 것이다. 당신은 듣고 듣고 또 듣고 들은 내용을 분석해 어떻게 하면 더 많은 말을 끌어낼까를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설령 당신을 비판하는 말이 나온다하더라도 놀라거나 노여워하지 말아야 한다.


소속감을 키우는 또 하나의 방법은 커다란 재난에 공동으로 대처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지만 사람들은 고통을 공유했을 때 커다란 소속감을 맛본다. 재난의 생존자와 희생자의 가족들이 끈끈한 연대를 이뤄 살아나가는 걸 본적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UDT나 네이비씰같은 특수부대는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의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다. 신입사원 교육도 종종 이런 과정을 벤치마킹하곤 한다.


그렇다면 일반 업무 상황에선 이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싸이코같은 팀장이 하나 있으면 아주 좋다. 구성원들이 팀장 뒷담화에 똘똘 뭉치곤 하니까. 응? 팀이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정한 뒤 몇 년 동안 정진해 나가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런 경험을 해본 구성원들은 설령 그 프로젝트가 실패로 끝났다 하더라도 팀웍을 유지할 확률이 높다. 목표는 일의 성공이 아니라 훌륭한 팀을 만드는 것이다. 역사상 최강의 MLB나 NBA 팀도 전승으로 리그를 우승한 적은 없다.


소속감을 키우는 마지막 방법은,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는 것이다. 완벽한 사람들 끼리는 의외로 끈끈한 감정이 생기지 않는다. 혹여나 실패가 약점이 될까봐 성공할 일들만 골라 한다거나 실수를 숨기기 위해 위험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특히 완벽하다고 평가받는 팀장, 업무 능력이 탁월하다고 인정받는 팀장 밑에선 의외로 구성원들이 소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이기보단 팀장의 결정을 기다리는 것이다. 역시 세상은 소수의 천재가 이끌어 나가는 거라고? 자신의 약점을 스스럼없이 드러낸다는 건 대단한 용기고 그 과정에서 명백한 신호가 생긴다. 너도, 나도 완벽하지 않다. 우리는 대화와 협동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 해야 한다. 우리는 팀으로 일하고, 팀으로 성공한다.


자, 이제 팀을 만들었으니 그 팀을 굴릴 방향을 정해야 한다. 어떻게? 다 뻔한 말이지 뭐. 모두를 자극하는 높은 목표를 세우고, 그걸 잘게 쪼개 우선순위를 만들고, 그 목표가 누군가의 지시가 아닌 우리 스스로 만든 것임을 상기시키는 것. 이중 가장 중요한 건 우리가 직접 우리의 목표를 설정했다는 믿음이다. 누군가가 만든 목표라면, 특히 그게 가장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 만든 거라면, 토론과 협력보다는 명령과 지시가 앞설 수 밖에 없다. 명심하자. 위대한 도전과 혁신은 모두 자발적이었다. 그런건 누가 시킨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진정 위대한 결과물은 모두의 마음 속에서 시작해 모두의 손끝에서 끝난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