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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2017/10 (5)
deadPXsociety
에드워드 호퍼를 알게 된 건 덕분이다. 책 표지에 그의 그림이 있었고, 그 속에 켄 브루언의 소설이 있었다. 그 둘이 내 평생의 동반자가 됐음은 따로 말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그때부터 느낀거지만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 속엔 뭔가 이야기가 감춰져 있는 것 같았다. 작가 자신은 엄연히 형식(style)을 고민하는 스타일리스트로서 그런 말을 달가워하진 않았지만 작가가 어떻게 생각하든 관객의 심상을 막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러니 그의 그림을 중심으로 이렇게 많은 작가들이 모여든 것 아니겠는가. 는 미국 범죄 스릴러의 거장 로런스 블록의 머리 속에서 처음으로 발아했다. 그 자신이 굉장한 호퍼의 팬이기도 했던 블록은 이 그림들을 자신의 동료들에게 보내 이야기를 하나씩 얻어올 궁리를 하게 된다. 그러니까 는 일종의..
은 일본 미스테리의 지평이 얼마나 넓은지를 보여준다. 기괴, 환상, 공포 뿐만이 아니라 실생활 곳곳에 스며든 미스테리까지. 미스테리의 주인공이 평범한 백수에서 프리랜서 탐정까지 될 수 있는 나라. 이것이 바로 이웃 나라 일본의 미스테리다. 파리 남자가 가슴을 밀어 끈적 끈적 부풀어 오른 시체 위로 탐정을 쓰러뜨렸을 때,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대단한 야심도 없이 담담하게 써내려간 문장은 긴장감을 불러일으켜야한다는 사명감을 비웃듯 쿨하고 멋졌다. 쉽게 흥분하지 않는 작가는 언제나 믿을만하다. 과잉은 늘 모자람만 못한 법이니까. 나는 이런 류의 소설에 등장하는 괴상 망측한 트릭을 혐오해왔다. 범죄를 위한 루브 골드버그 기계. 사람들은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언제나 복잡한 해결책이 ..
나는 당연히 를 읽지 않았다. 뻔할테니까. 그런데 우연히 을 읽고 나니 뻔한 것들 중에서도 돋보이는 건 있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더글라스 케네디의 반전 스릴러라고 소개는 하지만 모든 사건과 행동에 딱 떨어지는 개연성이 있는 건 아니다. 반전 소설에선 이 개연성이 핵심이지만, 이 정도면 훌륭하다.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그래서, 꽤 재밌다. 미국에서 출간되는 이런 장르 소설들을 읽다보면 어마어마한 클리셰들이 차곡차곡 포개져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인종과 문화 지리적 특성, 산업 등이 다양하다보니 그 배경과 인물을 적절히 변주하는 것으로도 클리셰들은 각인된 문화적 편견 속으로 은근슬쩍 스며든다. 미국은 저런가 보구나. 역시 미국이군! 헐리웃과 미국 출판계의 영향력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훨..
원래는 에드 맥베인의 을 읽으려다 배송이 늦는다는 말을 듣고 이 책 으로 바꿨다. 둘 모두 87분서 시리즈 중 하나로 가공의 도시를 배경으로 하는 형사들의 이야기다. 에드 맥베인은 애초에 이 시리즈를 '집합적 영웅'이 등장하는 작품으로 구상했다고 한다. 요즘에야 한두번쯤은 들어본 얘기일테지만 그 당시에는 신선하고 독창적인 구성이었다고 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해주면, 87분서 시리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시리즈 내내 고정된 배역을 맡는 게 아니다. 한 작품에서 주도적 수사를 맡았던 형사는 다음 작품에선 또 다른 인물에게 주역을 넘겨 주고 한 발 물러선다. 그렇게 돌아가며 모든 등장 인물들이 저마다 자신의 매력과 능력을 뽐내는 시리즈. 지금 들어도 그렇게 진부한 설정은 아닌 것 같다. 물론 그의 의도대로 됐더..
21세기에 웬 마르크스냐, 고 생각할지 모른다. 이미 패배한 사상을 알아서 뭐하게? 소련은 해체됐고, 중국은 배신했고, 북한은 망해가는 중인데. 마르크스? 공산주의? 당신 빨갱입니까? 공산주의라고 하면 대한민국 사람들은 으레 북조선 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을 떠올리기 때문에 그것이 진짜 무엇인지에 대한 설명은 '도대체 너는 누구 편이냐?' 고 묻는 저급한 폭력에 시달릴 수 밖에 없다. 이런 폭력을 간신히 피했다 하더라도 우리는 무지라는 더 큰 산을 앞에 두고 한숨을 쉬어야 한다. 내가 대학 시절 겪었던 얘기를 하나 해주겠다. 나는 영화를 공부했다. 친구들과 함께 영화 수업을 들었는데 영화 수업이란 대개 워크숍 형태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양한 토론이 오간다. 특히 시나리오를 발표하는 날은 굉장히 치열하다. 갑론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