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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의 껍질을 뚫고 나오는 고음의 신비함 - Clarity One 이어폰 리뷰 본문

음악

저음의 껍질을 뚫고 나오는 고음의 신비함 - Clarity One 이어폰 리뷰

WiredHusky 2012. 4. 22. 16:09




인이어 Clarity One

인이어 이어폰의 장점은 지난 번 Triple Fi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장점은 오히려 이 중저가대의 이어폰 Clarity One이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Clarity One의 실리콘 패드는 아주 부드럽다. 귓 속을 가득 메운 패드는 단 한음도 밖으로 내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예의 그 부드러움 때문에 귓 속은 매우 편안하다. 말했듯이 밀착감이 좋아 실내에서 음악을 듣는 경우 거의 100% 차음성이 보장된다. 음악과 나, 오로지 둘 만이 존재하는 제로의 영역.




중저가라고 놀리지 말아요



구성품은 나름 알차다. 폼팁도 두 종류가 추가로 들어있고 하드 케이스는 아니지만 하드케이스만큼 단단한 천 케이스가 들어있다. 케이스에는 고리도 달려있는데 휴대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이걸 어디다 달고 다닐지는 좀 고민해 봐야겠다.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리모콘도 달려 있는데 안타깝게도 볼륨 조절이 아니라 Play, Pause를 콘트롤 한다. 이 부분에 대해선 약간 의아함이 있는데, 원래 볼륨 조절인데 아이폰에서 호환이 안되는건지 아니면 정말로 Play, Pause인건지 다른 기종을 통해 확인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음악을 들어보자

Clarity One을 처음 들었을 때의 느낌, '아 재밌다!' 같은 기간 이어폰계의 최강자라는 Triple Fi를 리뷰하고 있던지라 이 느낌은 더더욱 놀라웠다. 왜냐하면 Clarity One의 음악이 틀린게 아니라 Triple Fi와 다르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나는 음악이든 영화든 소설이든 매끈하게 잘 빠진 웰메이드 보다는 개성이 있는 작품을 선호하는데, Clarity One의 개성은 자기 보다 두배나 비싼 이어폰과 비교해서도 절대 뒤지지 않을 자아를 갖고 있었다. 훌륭해!

일단 저음. 마치 음악 전체가 저음의 껍질 속에 둘러 쌓여 있는 것처럼 저음이 풍부하다. 뿐만 아니라 이 저음은 아주 탄력있다. 통통 튀는 얌체공 같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얌체공을 잡으러 뛰어다니는 것처럼, 음악을 듣는 내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Clarity One의 본모습은 고음에서 나온다. 중음역은 저음의 껍질에 갇혀 다소 힘이 없어 보이지만 고음역은 그 껍질을 날카로운 송곳으로 뚫고 나오듯 하늘로 하늘로 솟구쳐 오른다. 이 부분이 정말 신기하다. 보통 이렇게 저음이 강하면 모든 심한 마스킹 현상 때문에 다른 음역 전부를 죽이기 마련인데, Clarity One의 고음은 블랙홀을 뚫고 뛰쳐 나오는 강렬한 섬광처럼 힘이 있다.

중음역은 앞서 언급했듯이 힘이 좀 딸린다. 특히 음악의 중심이 되는 보컬이 중음역에 많이 포진되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음악이 '약간' 흐리멍텅하고 불명료하게 들리는 단점이 있다. 그래서인지 Instrumental 음악에서 강점을 드러낸다. 특히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은 저음의 탄력과 함께 춤을 추며 신나게 귀를 두드려 댄다. 

해상도의 경우 Clarity One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우수한 편이지만 저음의 해상도가 약간 부족한 느낌이다. 만일 이 부분을 극복 했다면 탄력, 타격감, 해상도를 두루 갖춘 최고급 저음을 실현할 수도 있었겠지만, 이런건 꿈 속에서나 나오는 일 아니던가.


총평

개인적으로 저음이 강한 리시버를 좋아하지 않는다. 보컬이 약한 경우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Clarity One의 경우 이 모든걸 충당하고도 남을 개성이 있다. 바로 죽은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난 고음과 슈퍼 스프링 같은 저음. 사실 그렇지 않은가. 십만원대 중반으로, 우주 최강 저음과 슈퍼 고음, 초정리 광천수같은 해상도와 알찬 중음을 원한다면 그건 사기다. 그런건 존재하지 않아. 그러니 그 가격대에서 요리조리 자원을 분배해 최고의 리시버를 찾아 보자고. 

Clarity One은 저음의 재미와 역경을 뚫고 나오는 고음의 드라마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최상의 제품이다. 믿고 한 번 써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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