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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감상평 Martin's 'Last Goodbye & Moon Glow' 본문
오랜 시간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몇개의 음악 관련 글을 썼는데, 간혹 이 글을 보시고 음악 리뷰를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다. 송구스러울 뿐이다.
사실 나는 작곡도, 연주도, 노래도 할 줄 모른다. 단지 음악을 매우 좋아할 뿐이다. 이런 사람이 음악을 평한다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지만, 몇 개월전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Martin님으로부터 성의 있는 부탁을 받아 어려운 일을 수락하게 됐다. 부디 부족한 지식에서 나오는 졸평에 상처 받지 않으시길 바란다.
<Last Goodbye>
<Moon Glow>
구성
Last Goodbye나 Moon Glow 모두 잔잔한 건반 멜로디에서 시작해 강력한 밴드 연주로 변화를 주는 곡이다. 하지만 두 곡은 큰 차이가 있다.
Moon Glow의 경우 전주 이후부터 여러 악기가 나오기 시작해 서서히 분위기를 고조시키다 기대되는 시점에서 기대되는 방식으로 클라이막스에 도달하는 알찬 구성을 보여준다. 5분이 넘는 곡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느껴지는 이유다. 반면 Last Goodbye의 경우 전반부의 단조로운 건반이 후반부의 반전을 너무 노골적으로 암시하는 듯해 진부함이 느껴진다. 반전은 후반부에서 두 번 등장하는데 이는 앞부분에서 시동을 걸고 뒷부분에서 본격적으로 질주하는 듯한 느낌이 아니라 앞에서 머뭇거리다 타이밍을 놓치고 뒤늦게서야 달려보지만 이미 버스는 떠나가버린 듯한 느낌이다. 차라리 1분 정도 곡 길이를 줄여 좀 더 타이트하게 구성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연주
직접 연주한 건지 컴퓨터가 연주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사람들은 정확한 연주 보다는 개성있는 연주에 더 큰 인상을 받기 마련이다. 물론 인디 뮤지션 입장에선 세션 구성이나 녹음실 사정 등이 뻔히 보이는 것들이라 이런 말들이 의미 없을 수도 있다. 하지만 Last Goodbye에서 보여준 건반의 무미건조함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연출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건반 소리가 전반적으로 흐릿해 더 그런 느낌이 들었던 것도 같다.
보컬
Last Goodbye의 노래는 전반부의 박자와 음정이 너무 불안해 듣는 내내 조마조마했다. 전체적으로 저음부에서 끝음을 흐리는 등 전반적인 자신감 부족이 두드러져 보였다. 더 큰 문제는 보컬 자체가 그다지 힘있는 스타일이 아니라 밴드 연주가 나올 때 심하게 묻힌다는 것이다. 이는 보컬 자체의 한계일 수도 있으나 믹싱 과정에서 보컬을 좀 더 앞으로 꺼내고 볼륨을 높여 보완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런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보컬의 톤 자체는 독특하고 좋았다. 특히 고음부에서 두드러지는 특유의 톤이 노래 전체에 고유한 색을 만들어 줬다. 톤이 나쁘지 않으니 많은 이펙트로 꾸미기 보다는 그 자체를 잘 살리는 방향으로 음악을 만들고 노래를 부르는 것이 좋아 보인다.
마무리 하며
Last Goodbye보다 Moon Glow의 완성도에 주목이 갈 수 밖에 없었다. 빗소리 효과와 어우러진 전주도 일품이었고 지루할 새도 없는 구성이었다. 건반으로만 구성해 연주곡으로 만들었어도 상당히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그만큼 멜로디가 좋았다.
고음부에서 드러나는 보컬의 특징이나 곡의 전개에 있어서 전반적으로 1990년대의 N.EX.T를 듣는 듯한 느낌이었다. 언뜻언뜻 신해철의 목소리도 들려오는 듯해 그 시절의 음악에 열광해온 나로서는 묘한 향수를 느꼈달까? 하지만 이 말은 음악이 진부했다는 말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니 저러니 주제 넘은 말을 지껄였지만 음악을 만드는 건 정말 위대한 일이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 위대한 일은 Martin님이 지금도 어딘가에서 계속 음악을 하고 있다는 것 아닐까? '마담 보바리'를 쓴 프랑스의 유명한 소설가 플로베르는 제자 모파상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재능은 기나긴 인내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썼다. 창조를 위한 노력은 그 자체로 칭송받을 만한 가치가 있다. 디지털 네이티브의 열정과 창조성에 깊은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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