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
3 | 4 | 5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 Product Design
- 조명 디자인
- 조명
- 아트 토이
- 가구디자인
- 인테리어 사진
- 인테리어 소품
- 가구 디자인
- 프로덕디자인
- 진중권
- 킥스타터
- 인스톨레이션
- 조명디자인
- 인테리어 조명
- 주방용품
- 글쓰기
- 신자유주의
- 조명기구
- 북유럽 인테리어
- 프로덕트디자인리서치
- 재미있는 광고
- 애플
- 피규어 디자이너
- 미술·디자인
- 일러스트레이터
- 램프
- 가구
- 해외 가구
- 일러스트레이션
- 피규어
- Today
- Total
목록책 (719)
deadPXsociety
더티 워크는 사회 구성원들이 자신의 손으로 해결하고 싶지 않아 다른 사람에게 위임하는 필수 노동을 일컫는 말이다. 단어가 드러내듯 일하는 환경 자체가 물리적으로 불결한 노동을 뜻하기도 하지만 일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감정적, 심지어 신체적 부상을 입을 확률이 높은 일도 포함된다. 는 그 직종을 크게 4개로 꼽아 밀착 취재한다. 첫째는 교도관, 둘째는 미군의 드론 조종사, 셋째는 도살장 노동자, 넷째는 석유시추선의 일꾼이다. 한국 독자라면 이 4개를 모두 듣고 났을 때 다소 어리둥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은 교도관. 군부 독재 시절에는 교도소가 부정한 권력을 유지하는 중요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교도관을 부역자로 보는 시선도 있었을 것이다. 일례로 나는 그 어떤 미디어에서도 교도관이 좋게 그려진..
보는 순간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어리석은 자는 죽어야 한다. 더 이상 보탤 말이 필요 없는 완벽한 문장이다. 하라 료라는 작가는 처음인데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계에서 유명한 사람인 것 같다. 사진을 보니 콧수염이 멋있다. 작가의 얼굴을 봤기 때문인지 시리즈의 주인공 사와자키의 말과 행동에서 저절로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남의 시선 따윈 상관없고, 속세에도 큰 관심이 없지만, 자기 일에 확실한 원칙이 있고 고집스럽다. 사무실엔 이미 죽은 파트너의 간판이 여전히 달려 있다. 페인트 칠은 다 벗겨졌다. 타고 다니는 자동차는 굴러가는 게 신기할 정도로 낡은 블루버드. 그럼에도 궁색해 보이지 않는 멋쟁이가 바로 사와자키란 탐정이다. 그에게서 하라 료의 모습이 떠오르는 건 그저 착각일까? 배경은 버블경제가 무너..
나는 음식을 절제하지 못한다. 다른 생활 습관에 있어선 보통 사람들보다 상당히 통제된 삶을 수십 년째 이어오고 있음에도 말이다. 음식에는 뭔가 기묘한 점이 있다. 위는 완전히 부풀어 더 먹을 수 없다는 신호를 끊임없이 보냄에도 뇌는 간단히 그 호소를 무시한 채 꾸역꾸역 음식을 욱여넣도록 지시한다. 대악마 루시퍼가 대주주로 있는(영화 에 따르면) 담배 회사 필립모리스의 대표는 중독을 '그만두기 힘든 반복적 행동'이라고 정의했다. 정말 탁월한 표현이다. 그렇다. 중독은 그만두기 힘든 반복적 행동과 다름 아니다. 유튜브를 그만 보기 힘든가? 인스타그램을 끊기 어려운가? 중독이다. 중독을 이렇게 광범위하게 정의했을 때 따르는 부작용도 당연히 있겠지만 그런 건 그냥 학술의 영역으로 남겨두자. 우리의 반복적 행동이..
인간의 뇌만큼 신비한 기관이 또 있을까? 완전히 미지에 가려 보이지 않던 뇌의 비밀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막연했던 신비가 이제 무한한 경이로 뒤바뀌고 있다. 물질의 관점에서 봤을 때 뇌는 고작 1.5kg에 불과한, 그것도 대부분이 물과 소량의 단백질로 이뤄진 분홍색 살덩이일 뿐이다. 그러나 그 안에 '세계'가 존재한다.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고 계절이 바뀌는 이 행성처럼, 뇌는 평생 보고 듣고 맡고 느끼는 경험의 강물을 따라 우주를 구성한다. 최신 뇌과학 연구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역시 신경가소성과 생후배선의 원리일 것이다. 나이 든 어른들이 흔히 하는 '머리가 굳었다'는 표현은 일견 맞기도, 또 틀리기도 하다. 우리가 새로운 것을 배울 때 뇌로 전기 신호를 보내는 신경 통로가 형성되는데 이 행위가 반복될..
은 현대사회에서 일어나는 집중력 상실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집중력을 잃게 되면 어떤 위기에 직면할까? 우선 개인의 삶에서부터 심각한 문제가 발생한다. 우리가 이루고 싶은 일을 달성하는 것과 깊이 생각하는 능력 사이에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이다. 집중력을 발휘하지 못하면 우리는 평생 쥐꼬리만 한 연봉에 시달리며 살아야 한다. 문제는 이 집중력의 위기가 단순히 개인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우리는 현재 집단적 집중력 상실의 시대를 살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처한 환경, 경제, 정치적 문제를 제대로 대처할 수 없게 만든다. 집중력 상실의 원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서비스 체류 시간을 늘리려는 빅테크 기업들의 UX 전략이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GUI를 개발한 진정한 애..
1983년에 첫걸음을 뗀 한국추리문학협회는 2년 뒤 한국추리문학상을 제정한다. 2007년부터 여기에 단편 부문을 신설하는데, 이 책 이 바로 그 단편 부문의 수상작들이다. 협회나 문학상이 이토록 오래되었는데도 그동안 들어보지 못했다는 것이 신기하다. 괜히 한국이 추리나 SF 같은 장르 소설의 불모지로 불리는 게 아닌 것 같다. 순수 문학의 존재가 투명에 가까울 정도로 약해져 가는 이 시대에 그나마 장르 소설이라도 남아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해 보지만, 한국은 그 자리를 이미 웹소설에 넘겨준 것 같다. 문학은 순수든 장르 든 간에 독자의 구매 위에서 뿌리를 내린다. 독자가 사서 읽어주지 않으면 성장은커녕 존재조차 할 수 없다. 그렇다면 한국 장르 문학계가 더디게 발전하는 가장 큰 이유가 뭘까? 독자의 부..
2021년 7월 베이징에서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 날의 하이라이트는 중국이 샤오캉 사회 건설의 완성을 선언한 순간이었다. 샤오캉 사회란 절대빈곤의 문제가 해결되어 인민 모두가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영위하는 사회를 의미한다. 그러나 내가 대만인이었다면 이 오래된 적의 눈부신 발전보다는 뒤이은 말이 더 공포스러웠을 것이다. 이 날 시진핑은 타이완의 통일을 완성하고 공식적인 독립을 위한 어떤 시도도 분쇄하겠다고 엄중하게 발표했다(p.40). 인구가 14억이 넘고, 400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자, 3대 이상의 항공모함을 갖춘 유이한 국가인 중국이, 만약 대한민국을 향해 저런 발언을 했다면 나는 아마 잠을 이룰 수 없었을 것이다. 2022년 중국이 발표한..
고속도로를 달리다 보면 흔히 볼 수 있는 표준 컨테이너의 크기는 길이가 약 12.5미터, 너비는 약 2.5미터다. 이 표준 컨테이너는 20세기의 마지막 수십 년 동안 국제 운송비라는 항목을 기업의 비용 목록에서 거의 삭제했다. 컨테이너선은 미국 매사추세츠에 위치한 제조업체가 27개국에 공장을 운영할 수 있게 했고, 호주에서 캘리포니아까지 와인 한 병을 병당 15센트의 가격으로 운반하게 만들었다. 컨테이너선이 없었다면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현대의 중국도 존재할 수 없었다. 세계화는 디트로이트 같은 자동차 왕국에서 한국의 크고 작은 제조업 중심 도시까지, 수많은 도시에 몰락을 가져왔다. 1956년 역사상 최초의 컨테이너선이 운항을 시작했을 때 이런 미래를 예측한 사람이 있었을까? 물류 혁신은 관세와 운송비..
에서 자유를 얻은 한니발 렉터의 살인 여행이 다시 시작된다. 렉터의 새 도살장은 이탈리아의 피렌체다. 내국인을 압도하는 고어 구사 능력과 역사 지식으로 박물관 관장에 임명된 한니발 렉터는 그곳에서 변함없는 고급 취향을 향유하며 포식자의 삶을 이어간다. 육체적 감금이 없는 렉터에게 인간의 세계는 그저 장난감에 불과하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라도 얻어내는 이 초월적 능력은 그가 소시오패스 살인마라는 사실을 잊게 할 정도로 매력적으로 보인다. 연쇄 살인범을 검거해 일약 국민 영웅으로 떠올랐으나 증거 조작 혐의로 명예가 실추된 이탈리아 경찰 파치의 도전은 처음부터 무리였다. 그도 뛰어난 감각과 수사 능력을 지닌 경찰이었지만 렉터의 상대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파치가 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목숨을 대가로 고작 렉..
어떤 현상과 그것에 대한 학문 사이의 심리적 거리가 먼 순으로 우열을 가리는 대회가 있다면 아마 경제학이 압도적으로 우승을 거둘 것이다. 경제, 경제, 경제. 세상 모든 사람들이 단 일초도 거르지 않고 피부로 느끼는 실제가 어떻게 학문으로 변했을 때 그토록 다른 향기와 모양을 갖는 걸까? 실업과 도토리만 한 월급은 치가 떨릴 정도로 생생한데 자유무역이나 관세, 자본의 국제적 이동이라는 말은 밤하늘 저 끝의 흐릿한 별보다도 멀게 느껴진다. 그들이 아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에도 말이다. 장하준이 전 세계에 처음으로 이름을 알리게 된 책은 이다. 이 책은 그의 전작 와 거의 같은 얘기를 했음에도 판매부수에는 엄청난 차이를 만들었다. 둘 다 읽어본 내 입장에도 보다는 이 훨씬 재미있었다. 벌써 10년도 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