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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록음악 (16)
deadPXsociety
데뷔 앨범 Deleted Scenes from Cutting Room Floor가 나온게 2010년이니까 3년 만에 신보가 나온 거다. 9월에 나온 걸 이제까지 모르고 있었다니. 1집이 나왔을 때만 해도 Caro Emerald는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재즈 뮤지션이었다. 당연한 게, 그녀의 고향은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유럽이라면 질색을 하며 경제에서부터 문화, 건강보험까지 미국을 닮으려 하는 한국이기에 유럽을 주목할 여유는 없었을 것이다. 그러던 Caro Emerald가 프라이머리의 표절 때문에 이리도 유명해 지다니. 아끼던 여동생이 어지간히 못생긴 무뢰배한테 추행을 당한 것같이 마음이 아프다. 처음엔 표절 논란이 일어난 곡이 11번 트랙 Excuse My French인줄 알았는 데 일이 돌아가..
오랜 시간 블로그를 운영해오면서 몇개의 음악 관련 글을 썼는데, 간혹 이 글을 보시고 음악 리뷰를 요청하시는 분들이 있다. 송구스러울 뿐이다. 사실 나는 작곡도, 연주도, 노래도 할 줄 모른다. 단지 음악을 매우 좋아할 뿐이다. 이런 사람이 음악을 평한다니 가당치도 않은 일이지만, 몇 개월전 디지털 네이티브라는 이름으로 활동 중인 Martin님으로부터 성의 있는 부탁을 받아 어려운 일을 수락하게 됐다. 부디 부족한 지식에서 나오는 졸평에 상처 받지 않으시길 바란다. 구성 Last Goodbye나 Moon Glow 모두 잔잔한 건반 멜로디에서 시작해 강력한 밴드 연주로 변화를 주는 곡이다. 하지만 두 곡은 큰 차이가 있다. Moon Glow의 경우 전주 이후부터 여러 악기가 나오기 시작해 서서히 분위기를 ..
AD 시리즈의 끝판왕이 왔다. AD-700의 유저인 동시에 AD-1000의 유혹을 강하게 느껴왔던 나로서는 2000의 등장에 긴장할 수 밖에 없었다. 물론 120만원의 가격을 본 순간 그 긴장이 체념으로 바뀌긴 했지만. AD 시리즈의 특징은 압도적인 착용감과 훌륭한 공간감이다. 특히 공간감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며 그 사실을 이미 여러번의 리뷰를 통해 밝혀왔다. 헤드폰에 입문하려는 사람, 그러나 그 불편한 착용감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이 있다면 AD 시리즈를 써 보시라. 그리하면 극락 영생의 길을... 쓴소리부터 하자면, AD-2000의 착용감은 그렇게 훌륭하지 않다. 물론 타 회사의 레퍼런스 헤드폰에 비하면 훌륭하다. 하지만 AD 시리즈의 압도적 착용감에는 약간 미치지 못한다. 머리 쪽은 AD 시..
100년의 역사라는건 그냥 얻어지는게 아닌가 보다. Denon의 제품에는 그저 대충 베껴 흉내낼 수 없는 기품이 있다. 어두운 조명이 따뜻하게 감싸는 방 한 가운데, 안락한 가죽 의자가 놓여 있고 그 안은 온통 침묵으로 가득하다. 체크 무늬의 모직 바지에 깨끗하게 다려진 셔츠를 입은 댄디 보이가 그 의자에 누워 음악을 듣는다. Denon의 플래그쉽 헤드폰들은(D5000/7000) 딱 이런 분위기다. 품위을 갖추고 있지만 절대 고루하지는 않은, 이런게 바로 Denon의 품격이다. 우선 마호가니 원목 하우징이 시선을 압도한다. 크기 또한 무지막지하기 때문에 엘프나 고블린, 부처나 유현덕이 아닌 이상 귀가 눌릴 가능성은 없다. 이어패드는 가죽이라 마호가니 하우징과 최고의 조합을 보인다. 여름에 밀폐형 오버이어..
올 것이 왔다. SHURE의 최종 병기 SRH1840. 듣는 순간 느꼈다. 이곳이 바로 천국이라는 걸. 그리고 알았다. 천국은 이렇게 조용하고 심심한 곳이라는 걸. 이 헤드폰을 귀에 대고 있으면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곳으로 간다. 그곳은 아무런 저항도 색도 자극도 없는 곳이다. 음악은 초전도체처럼 땅 위에 떠서 등속으로 움직인다. 감히 그 소리의 전진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순백의 세계 위에 떠 있는 완벽한 백색 구체. Grado를 표현주의의 마티스로, AKG를 르네상스의 다 빈치라고 말할 수 있다면 1840은 절대 추상의 말레비치다. 캔버스 위에 덩그러니 놓인 검은 사각형 하나. 오로지 순수한 회화에 가 닿고 싶었다는 이 화가의 이상은 100년이 지난 오늘 어느 음향 회사의 헤..
인이어 Clarity One 인이어 이어폰의 장점은 지난 번 Triple Fi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그 장점은 오히려 이 중저가대의 이어폰 Clarity One이 더 잘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Clarity One의 실리콘 패드는 아주 부드럽다. 귓 속을 가득 메운 패드는 단 한음도 밖으로 내보내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지만 예의 그 부드러움 때문에 귓 속은 매우 편안하다. 말했듯이 밀착감이 좋아 실내에서 음악을 듣는 경우 거의 100% 차음성이 보장된다. 음악과 나, 오로지 둘 만이 존재하는 제로의 영역. 중저가라고 놀리지 말아요 구성품은 나름 알차다. 폼팁도 두 종류가 추가로 들어있고 하드 케이스는 아니지만 하드케이스만큼 단단한 천 케이스가 들어있다. 케이스에는 고리도 달려있는데 휴대성을 높이기 위..
이어폰의 장점은 명확하다. 편리. 하지만 이어폰으로 음악을 감상한다는 거? 그건 바로 마음 한 구석에 절대로 채워지지 않는 갈증을 남기겠다는 의미다. 편리하지만 아쉬운, 이어폰의 숙명. 현대 산업 사회에서 성공을 하려면 욕망을 창조해 물건을 팔아 치워야 한다지만, 젠장 기존의 욕망이 뭔지 아는것만 해도 엄청 어려운 일이다. 그것만 알아도 삼대는 먹고 살 회사를 만들 수 있지. 그러니 이렇게 명확한 니즈를 보고 수 많은 회사들이 투신하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바로 편리하면서도 완벽한 소리를 전달하는 리시버를 만드는 것. 이어폰에서 레퍼런스 사운드를 만들어 내는 것 말이다. Triple Fi 요즘 나오는 이어폰 중에서 가장 유명한 놈을 고르라면 Triple Fi일 것이다. 그래서 나도 한 번 들어봤다. 도대체..
*청음 환경 기기: iPhone 4s 직결 음원: 320k MP3 SHURE사의 위대한 도전 헤드폰 시장에서 도전을 거듭하던 SHURE가 드디어 하이엔드 급의 오픈형 헤드폰을 내놨습니다. 개인적으로 SHURE사의 SRH240으로 헤드폰에 입문한 경험도 있고 SHURE사 특유의 플랫하고 맑은 소리를 선호하는 터라 출시 소식을 듣자마자 꼭 한 번 들어보겠다고 벼르던 제품이었죠. 사실 이 회사의 헤드폰 제작 역사는 그닥 길지 않습니다. 하지만 240에서 940에 이르기까지 SHURE가 보여준 행보는 실로 대단했다고 생각합니다(DJ 계열만 빼면 말이죠...). 실제로 국내에서도 길지 않은 시간 동안 상당한 팬을 확보한 것 같고요.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도 440, 840에 대한 칭찬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
Music & Life 요즘같이 음악이 보편화 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일을 하면서, 길을 걸으면서, 심지어 공부를 하면서도 음악을 듣습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음악은 일상을 꾸미는 BGM일 뿐입니다. 오늘날 음악은 아주 '소소한 일상'이 되버렸기 때문에 더 이상 취미가 될 수 없습니다. 사람들이 쓰레기 같은 이어폰으로도 음악을 잘 듣는 이유가 이것입니다. 사람들은 온전히 음악에만 집중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고급 기기와 저급 기기 사이의 차이와 변화를 이해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정말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끝임없이 갈증을 느낍니다. 좀 더 맑고 좀 더 강하고 좀 더 순수한 음악을. 제가 헤드폰에 입문한 이유도 바로 이것입니다. 스마트 오디오 리뷰단 중저가의 리시버를 사용하시는 분들이 뭔가..
Caro Emerald를 우리 나라에서 다운할 방법은 없다. 많은 사람들이 신처럼 여기는 네이버에도 안나온다. Mnet.com은 물론이다. 다음은 얄짤없지. 그래도 음악을 들을 수 없는 건 아니다. Google이 있으니까. YouTube에 가서 Caro Emerald라고 치면 수 많은 동영상이 검색된다. Live 공영장을 개인 캠코더로 찍은 그런 영상들 말고, Official 뮤직비디오나 고음질 음원으로 감상하는게 좋다. 구린 음질로 음악을 듣는건 아티스트에 대한 모욕이다. 아마 몇 곡만 들어봐도 감이 올거다. 장르 자체는 Jazz지만 멜랑콜리한 블루스풍의 Jazz가 아니다. 템포가 빠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한 없이 신나지는 않는다. 기교를 뽐내는 연주 앨범도 아니고 힙합, 일렉트로니카, 락이 혼합된 F..